2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 김태희 “익숙한 것 버리고 초심으로 연기”

입력 2015-07-31 02:37
드라마 ‘용팔이’ 속 재벌 상속녀역 “극단의 절망에 빠진 인물 보여줄 것” 의식불명 환자로 변신 위해 감량도 의사 주원과 러브라인 연기 주목

김태희(사진)가 돌아왔다. 이번에는 재벌 상속녀다. 얼핏 뻔하고 쉬운 역할일 것 같지만 배신에 상처받고 복수하는 색깔 있는 배역이다.

김태희는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진행된 수목드라마 ‘용팔이’ 제작발표회에서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인물로 배신감과 절망감에 빠진 연기를 보여드리게 됐다”고 밝혔다.

‘용팔이’는 여동생 병원비 마련을 위해 돈만 준다면 조직폭력배 왕진 치료까지 마다하지 않는 외과의사가 병원에 잠들어 있는 재벌 상속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멜로를 그린다. 외과의사 김태현 역은 주원, 상속녀 한여진 역은 김태희가 맡았다.

4회까지 김태희의 분량은 많지 않다. 김태희가 맡은 한여진은 한신그룹 제1 상속녀지만 경영권과 유산을 가로채려는 이복오빠에 의해 3년 동안 의식불명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극의 배경이 되는 한신병원 12층의 한 병실에서 신경안정제를 맞고 누워있는 모습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김태희는 “여진의 분량이 태현보다 상대적으로 적어 (출연을) 고민했었다. 하지만 웰메이드 드라마에 내 몫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대본이 좋아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태희는 이번 드라마가 자신에게 정말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동안 출연했던 드라마마다 주연급 연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이 따라다녔다. 그는 “그동안 욕심만 앞섰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며 “익숙해진 습관을 다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장옥정, 사랑에 살다’ 이후 2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하게 된 김태희는 핼쑥한 모습으로 제작발표회에 나섰다. 3년 동안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누워있던 모습을 연기하기 위해 식이요법으로 꾸준히 체중 감량을 했다고 한다.

남자 주인공을 맡은 주원은 “‘굿닥터’를 하면서 의학드라마가 힘들다는 걸 알고 있어서 다시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면서도 “이번 드라마 대본을 보고 연기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주원은 2013년 드라마 ‘굿닥터’에서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천재 의사 역할로 연기력을 입증했다.

방송 전이지만 촬영 현장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실력파 외과의사 이 과장으로 출연하는 정웅인은 “촬영을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스태프는 잠도 못 자는 상황이다. 현장은 최악”이라면서 “하지만 질적으로나 비주얼 면에서 양질의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팔이’는 ‘리셋’의 장혁린 작가와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결혼의 여신’ 등을 연출한 오진석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첫 방송은 5일 밤 10시.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