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핵전력과의 시너지 효과 등을 위해 장거리 미사일 개발 역량을 단기간에 급격히 끌어올렸다.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로 한반도는 물론 미국 본토까지 미사일 타격 사정권에 두고 있다. 최근에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까지 시험발사하며 전력 극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북한은 1970년대 중국의 미사일 개발계획에 참여해 기본기술을 습득한 뒤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몰두해 왔다. 1984년 옛 소련제 미사일을 도입해 개발한 스커드-B 미사일(사거리 300㎞), 86년 스커드-C 미사일(사거리 500㎞) 등을 잇따라 시험발사했다. 이어 사거리 700㎞ 이상의 스커드-D 미사일도 실전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 들어선 스커드 미사일을 개량한 노동·무수단 등 중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몰두했다. 사거리 1300㎞인 노동미사일은 일본 본토를, 최대 사거리 4000㎞에 달하는 무수단 미사일은 미국 괌까지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의 기술 수준이 올라선 것은 2012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은하 3호(2호기) 발사에 성공하면서부터다. 사거리 8000㎞의 은하 3호는 시험발사 시 1·2단 로켓 잔해가 예상 구역에 떨어지고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하는 등 북한 미사일 기술이 재평가받는 계기가 됐다. 사거리 1만㎞ 이상으로 추정되는 KN-08도 같은 해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SLBM을 시험발사하면서 주변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비록 모의 탄도탄이 150∼200m 날아가는 데 그쳤지만 수중 발사에 성공했다는 점이 문제다. 미국 정보 당국 관계자는 28일 “수면 아래에서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것은 상당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SLBM이 전력화될 경우 ‘게임의 룰’이 바뀔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우리 군의 킬 체인 전략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처럼 미사일 개발에 공을 들이는 건 전쟁 발발 시 단기간에 승리해야 한다는 강박 탓으로 분석된다. 미사일은 한반도를 동시 타격하고 미·일 등의 지원병력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미·일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들의 지원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스커드·노동·대포동 등의 미사일은 대부분 이동발사대에 탑재돼 있어 전쟁 시에도 생존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핵탄두를 ICBM과 결합할 경우 미사일 위협이 극대화된다. 북한은 이를 이용해 미국과의 협상 도구로 사용하는 경향도 드러내고 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예고된’ 北 도발] ‘은하 3호’ 계기 비약 발전… 수중 발사 ‘SLBM’도 성공
입력 2015-07-31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