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왕자의 난] “신동빈 회장 ‘직책 사퇴’ 지시 거부에 신 총괄회장, 해임 위해 스스로 일본行”

입력 2015-07-31 02:05

지난 27∼28일 벌어졌던 롯데그룹 ‘1차 형제의 난’ 전모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7일 신격호 총괄회장을 전세기로 일본에 데려가 일본 롯데홀딩스 주요 이사들을 구두 해임했으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8일 정식 이사회를 열어 이를 뒤집고 신 총괄회장을 물러나게 했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밝힌 내용은 조금 다르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18일에서야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를 장악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것이다.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에게 직접 ‘일본 롯데그룹 직책에서 물러나라’고 지시했으나 신동빈 회장은 사퇴 지시를 거부했다. 그러자 신 총괄회장은 ‘내가 직접 가서 해임을 명령하겠다’며 27일 일본으로 갔다는 게 신 전 부회장의 설명이다. 신 전 부회장은 “저는 무리해서 총괄회장을 데려오지 않았다.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를 방문한 27일에도 신동빈 회장을 만나려 했으나 신동빈 회장은 문을 걸어잠갔다고 한다. 신 총괄회장은 결국 이사진 6명을 해임하고 집행 임원 4명의 선임 인사를 발령했으나 신동빈 회장이 28일 이를 뒤집었다.

1차 쿠데타와 관련해 신동빈 회장은 ‘판단이 어려운 아버지를 형이 부추겼다’고 주장하고 있고,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가 스스로의 판단으로 한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진실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노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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