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밀레니엄 세대, 취업해도 독립 미룬다

입력 2015-07-31 02:43

미국에서 청년들의 일자리가 늘었지만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밀레니엄 세대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조사전문기관 퓨리서치센터는 통계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18∼34세 청년실업률이 2010년 12.4%에서 2015년 1분기 7.7%로 떨어져 금융위기 이전 수준(6.2%)에 근접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부모로부터 독립해서 사는 밀레니엄 세대(1981년 이후 출생)는 71%에서 67%로 오히려 4% 포인트 줄었다. 밀레니엄 세대의 고용의 질은 좋아졌다. 정규직 비중은 2009년 70%였으나, 2015년에는 74%로 늘었다. 2010년 547달러까지 떨어진 평균 주급은 올 들어 574달러까지 반등했다. 아직 금융위기 이전 수준(592달러)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상당히 개선됐다는 평가다. 이처럼 경제적 사정이 분명히 나아졌지만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젊은이들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퓨리서치센터는 밀레니엄 세대가 왜 부모로부터 독립을 미루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은 내놓지 못했다.

다만 같은 기간 대학진학률이 34%(2007년)에서 37%(2012년)로 증가한 것이 눈길을 끈다고 지적했다. 취업이 쉽지 않자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결심한 젊은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취업을 한 뒤에는 학자금대출 상환 부담 때문에 부모로부터 독립하기를 주저한다는 분석도 있다.

학력이 높을수록 부모와 떨어져 사는 경향이 뚜렷했다. 대졸 이상 학력 소지자 중 85%는 부모와 떨어져 살지만 고졸 이하 학력 소지자 중 부모 집이 아닌 곳에서 사는 경우는 75%에 그쳤다.

다만 고학력의 경우 취업과 함께 부모와 떨어져 살더라도 친구나 동료와 임대주택을 함께 쓰거나 결혼을 늦추는 경우가 많아 독립가구 증가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분석을 주도한 리처드 프라이 연구원은 “취업을 하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지만 분석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며 “밀레니엄 세대가 취업에 상관없이 독립을 미루는 경향이 계속된다면 주택경기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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