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기적보다 더 중요한 예수님

입력 2015-07-31 00:32

‘복면가왕’이란 TV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가면을 쓰고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노래 실력을 뽐내는 음악 프로그램입니다. 가면을 쓰고 있기 때문에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보는 사람의 궁금증을 자아내지만 이름값으로 포장된 편견을 버리고 오직 노래 실력만으로 평가하게 합니다.

오늘 성경 말씀은 우리에게 흔히 오병이어의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들은 이 이야기가 너무 익숙한 나머지 ‘예수님이 기적을 행하셨다’고 할 정도로 간단히 해석하고 넘어가려 합니다. 하지만 일종의 편견을 버리고 오병이어의 사건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예수님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린 후 거기에 있던 많은 사람들을 먹이셨습니다. 인간적인 계산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예수님이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에게 만나를 먹인 사건(출 16:35)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그래서 기적을 경험한 사람들은 예수님을 가리켜 이렇게 말합니다. “이는 참으로 세상에 오실 그 선지자”라고요. 예수님을 모세와 같은 선지자라고 인정한 것입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하나님이 약속한 모세와 같은 선지자가 나타나기를 갈망했습니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구출해낸 것처럼 자신들을 로마로부터 해방시켜 주고, 만나와 물 같은 경제적 풍요를 가져다주며, 율법에 의한 사회정의가 실현되기를 소망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대와 소망은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탈출한 것을 기념하는 유월절 절기 때 더욱 고조됐습니다. 바로 이런 때에 예수님이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이 예수님을 어떻게 생각했겠습니까.

본문 15절에 기록돼 있듯이 사람들은 예수님을 ‘억지로 붙들어 임금으로 삼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기적에 눈이 멀었습니다. 예수님을 자신들의 ‘세상적인 기대’에 부응하는 정치적 메시아요, 왕으로 삼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들은 기적을 보았지만 기적의 주인공인 예수님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자신들을 죄에서 구원할 구세주가 아닌 정치적 구원자로만 생각했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단순히 놀라운 사건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사건입니다.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제대로 보고 있습니까. 혹시 기적에 눈이 멀어 기적의 의미에 대해서는 마음을 닫고 있지는 않습니까. 신앙생활을 하면서 신비한 것이나 놀라운 것만 찾는다면 예수님을 놓치고 말 것입니다. 구원에 대한 세상적이고도 잘못된 이해는 예수님을 잘못 섬기고 경배하는 데만 집중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예수님이 누구십니까. 예수님은 우리의 구원자이십니다.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기적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적을 행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이효 양주루터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