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경영권 분쟁은 호재다. 롯데그룹 ‘형제의 난’으로 롯데그룹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쇼핑은 전날보다 6.55% 상승한 2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황제주’인 롯데칠성도 2.65% 오른 228만8000원에 장을 마쳤고, 롯데제과는 4.65% 상승하며 종가가 198만원이었다. 롯데푸드(3.87%) 롯데하이마트(2.86%)도 강세를 나타냈다.
이는 시장에서 롯데그룹 2세들의 지분 매입 경쟁을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까지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분율을 고려하면 언제든지 경영권 쟁탈전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신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각각 약 20%로 비슷하고, 한국 롯데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 지분도 신 회장이 13.46%, 신 전 부회장이 13.45%로 거의 차이가 없다.
동부증권 차재헌 연구원은 “현재 승계 갈등은 승자독식 구조로 진행되고 있다”며 “일본 광윤사와 일본 롯데홀딩스에 대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배권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신 회장의 의중과 광윤사 등 일본 비상장 계열사의 지분 확보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7.65%를 보유한 일본의 비상장법인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이 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하며 한국과 일본 롯데를 동시에 지배해 왔다. 신 총괄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누가 넘겨받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롯데쇼핑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도 거론된다.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는 롯데그룹 내 존재하는 416개의 순환출자 고리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향후 경영권 분쟁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다. 차 연구원은 “어떤 형태가 되든지 그룹 지배구조상 핵심에 있는 롯데쇼핑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과 호텔롯데의 상장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롯데 왕자의 난] “경영권 분쟁 호재”… 롯데株 일제히 급등
입력 2015-07-30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