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서산 공장] 물량 많아 설비 두 배 증설… 연산 車 3만대 공급 분량

입력 2015-07-30 02:51
SK이노베이션 직원이 29일 오후 충남 서산시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완성된 배터리 셀을 살펴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29일 충남 서산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 이 공장 설비를 기존 대비 두 배로 증설하는 공사를 완료하고 7월 초부터 본격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이번 증설로 서산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연간 생산량은 전기차 3만대에 공급 가능한 수준(700㎿h)으로 확대됐다.

이날 찾은 서산 공장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재료를 조립하는 공정과 만들어진 배터리 셀을 활성화시키는 공정을 둘러볼 수 있었다. 우선 원재료 조립 공정에서는 배터리 음극과 양극에 사용되는 알루미늄판과 구리판에 검은색 파우더 형태의 물질을 코팅하는 작업을 볼 수 있었다. 검은색 파우더는 배터리의 주요 물질인 리튬이온과 흑연 등의 재료물질을 섞어 만든다.

코팅이 끝난 이후 두 판은 똑같은 크기의 사각형으로 잘린 뒤 분리막과 섞어 차곡차곡 쌓는다. 일정 두께로 쌓인 판들은 알루미늄 파우치(봉지)에 넣어져 포장되고, 이후 전자의 이동을 돕는 전액물질을 주입한 뒤 진공포장된다. 이 모든 과정은 밀폐된 공간에서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었고, 수분에 민감한 리듐 이온의 특성상 철저한 수분 관리가 되고 있었다. 또 조립 과정마다 불량률을 줄이기 위한 엑스선 검사와 무게측정 등이 이뤄졌다.

1차로 만들어진 배터리 셀은 활성화 공정을 거치면서 완제품으로 거듭난다. 셀 활성화 공정에서는 네 차례에 걸쳐 충·방전이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가스제거 및 고온룸 숙성 등의 단계를 거치고, 일정 기간 상온보관 뒤 최종 셀이 완성된다.

SK이노베이션의 이번 증설은 기아차의 전기차 ‘쏘울 EV’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전기차 ‘EV200’, ‘ES210’에 대한 공급물량 증가에 따른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APEC 행사 차량으로 선정된 베이징자동차의 ES210과 중국 베이징시 택시 및 일반 판매용 차량으로 활용 중인 EV200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공장가동률은 100%로 24시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중국의 한 자동차 업체에 하이브리드 버스용 배터리 공급을 추진하는 등 중국 내 수주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배터리 서산 공장 증설은 정철길 사장이 올해 초 SK이노베이션 CEO로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투자를 결정한 사업”이라며 “어려운 경영 여건 아래서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과 배터리 기술력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산=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