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막바지 협상 돌입… 美-日 타결 국면

입력 2015-07-30 02:54
미국과 일본 등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참가한 12개국 대표들이 28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 섬에 있는 웨스틴 호텔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협상 당사국들은 이번 회의에서 최종 합의 선언을 이끌어내겠다는 목표로 나흘간의 협상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미국, 일본 등 12개국 통상·무역 장관들이 28일(현지시간) 나흘 일정으로 미국 하와이 마우이 섬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마무리하기 위한 협상 당사국 간 각료 회의를 시작했다. 타결될 경우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할 TPP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경제력 부상에 대응해 주창한 ‘아시아 중시(Pivot to Asia)’ 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

협상의 최대 난관으로 꼽혀온 미국과 일본 간 양자 실무협상은 사실상 타결 국면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일 양국은 앞서 지난 9∼12일 일본 도쿄에서 가진 양자협상에서 쌀과 소·돼지고기를 비롯한 일본의 5대 민감품목에 대한 시장개방 정도, 미국의 일본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철폐 등 주요 쟁점을 거의 타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으로 미국산 쌀의 연간 무관세 수입물량을 놓고 17만5000t(미국)과 5만t(일본)을 놓고 팽팽히 맞서 온 미·일 양국은 7만t 선에서 절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 부품 가운데 절반 이상의 품목에 대해 수입 관세를 철폐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내년이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해로, 연내에 의회의 비준을 받으려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도 이번 회의가 협정문에 마지막 손질을 하는 모임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이에 따라 몇 가지 사안에서 완전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협상 참가국들이 원칙적 협상 타결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낙관론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국은 캐나다 낙농품 시장 확대, 베트남 직물·의류 원사기준 설정 문제 등을 놓고 이들 국가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아울러 국영기업(SOE)에 대한 투명성 강화 및 특혜 금지 조항을 놓고는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과,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 및 생물 의약품 자료보호 기간을 놓고는 다른 협상국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캐나다가 협상 타결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는 지적이다. 캐나다가 미국 등의 낙농품 시장 추가 개방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