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와 은어가 회귀하는 ‘생명의 강’ 울산 태화강에 생태계 교란 외래어종 배스가 대규모로 번식한 것으로 확인돼 토종 어종 보호에 비상이 걸렀다.
울산시는 낚시연합회 회원 11명이 29일 오전 5∼8시까지 3시간동안 태화강 중류(삼호교 주변)에서 가짜 미끼를 사용하는 루어낚시로 배스 23 마리를 잡았다고 밝혔다.
시와 울산 낚시연합회 관계자들은 배스와 블루길을 퇴치하기 위해 오는 9월 6일 태화강 낚시금지구역에서 대규모 낚시대회를 열 계획이다. 그런데 사전 조사에서 이처럼 배스가 대량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긴장하고 있다.
앞서 낚시 연합회 회원들은 6월 1일에도 3시간동안 50여마리를 잡았다. 당시 잡힌 외래어종 중에는 길이가 50㎝를 넘는 ‘괴물 배스’도 다수 있었다.
시 관계자는 “태화강 중류에서 이처럼 많은 배스 개체 수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면서 “다행히 태화강 하류쪽에는 배스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실제 태화강 중류에는 예전과 달리 토종 물고기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이전에는 뻥튀기를 연못에 뿌리면 작은 토종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몰려들었지만 지금은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워낙 배스의 먹성이 좋아 작은 토종 물고기의 씨가 마른게 아니냐고 시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배스 암컷은 약 3000∼6000개의 알을 낳으며 수정된 알은 3∼4일이면 부화된다. 1년이 지나면 10∼50㎝까지 자라며 보통 10∼15년을 산다.
울산시는 2003년부터 시작한 연어·은어 방류사업이 성공해 태화강에 매년 수천 마리의 연어와 은어가 회귀하고 있다. 여기에다 자연산란한 황어도 바다로 갔다가 봄에 회귀하는 등 태화강이 하천 생태계의 보고로 자리매김하자 2003년 연어·은어·황어 등 3개 어종을 보호야생생물로 지정했다.
앞서 울산시는 한국잠수협회와 공동으로 2010년부터 태화강 신삼호교 주변에 배스 퇴치 인공산란장 16개를 설치해 2010년 53만여개, 2011년 34만여개, 2012년 46만여개, 2013년 37만여개, 2014년 44만여개, 2015년 38만여개체의 수정란을 제거 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배스 개체수가 줄어들지 않고 왕성하게 번식해 시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태화강에 서식하는 외래어종과 토착어종의 분포도에 대한 문헌·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외래어종 퇴치에 적용된 국내·외 사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생태계 교란 ‘배스’ 활개… 울산 태화강이 위험하다
입력 2015-07-30 0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