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계 순위 5위인 롯데그룹에서 발생했던 ‘왕자의 난’이 우여곡절 끝에 봉합됐다. 경영권 승계를 놓고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 사이에 불거졌던 갈등이 사실상 신 회장 경영체제로 마무리됐다. 형의 반격에 동생의 수성이 성공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번 사안은 그동안 일어났던 한국 재벌가 2세들의 경영권 분쟁 양상과 판박이였다. 고령의 창업주가 생존한 가운데 지분 정리가 다소 불명확한 상황에서 아들들 간의 불신이 볼썽사나운 싸움으로 비화된 것이다.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돼 경영일선에서 물러남으로써 외형상 후계 구도는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족 간의 지분 정리가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문제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 언제든지 다툼이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법정 다툼 등 또 다른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도 한다.
롯데 형제들의 집안싸움을 보는 국민들은 무척 착잡하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데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야 할 재벌 오너 2세들이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으니 우려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기업, 가계 등 경제주체들이 똘똘 뭉쳐도 난국을 헤쳐 나가기 쉽지 않은 마당에 국가경쟁력을 갉아먹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으니 배신감마저 느낄 수도 있다. 일본 언론들이 ‘골육상쟁’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부정적인 보도를 하는 것을 비롯해 해외 언론들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들 사이에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고 반기업 정서가 여전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파문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롯데는 수년 전 ‘2018 비전’을 통해 2018년까지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룹의 덩치를 크게 키우는 등 지금까지 목표를 잘 달성해 왔다. 이번 파문이 만에 하나 걸림돌이 돼서는 안되겠다. 롯데는 이번 사태의 후유증을 조속히 수습해 국민들의 걱정도 덜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겠다.
[사설] 롯데그룹 후계 다툼 후유증 최소화하길
입력 2015-07-30 0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