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종 전 충현교회 목사 이야기다. 그는 미국 템플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신학대학원장을 지냈으며 미국의 대형교회를 담임했다. 수필집과 시집 등 70여권을 펴낸 그가 몇 년 전 천국과 지옥을 경험한 뒤 인도와 캄보디아 선교를 다녀오고 커피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 교계 안팎에 화제를 뿌린 적이 있다.
사람들이 “왜 어려운 선교사를 나가고 커피바리스타 자격증을 따셨나요?”라고 질문하자 그는 “섬기기 위해서입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는 또 장모로부터 “자네 정말 천국이 있다고 생각하느가”라는 질문을 받고 금식기도에 들어갔다가 주님의 음성을 들었는데 “일평생 네 영광을 위해서 목회를 하고 책을 썼지 나를 위해서 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는 주님의 책망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천국에 가보니 맨 앞자리에는 순교자가 그다음 자리는 선교사가, 그다음 자리는 성전을 건축한자가 있음을 보고 충격을 받아 70세 이후 남은 생애를 이웃을 섬기는 삶을 살기로 결단하고 선교사로, 바리스타로 봉사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천국과 지옥이 없다면 예수님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사기꾼이라고 지탄받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천국은 분명히 있다. 경험해본 사람은 안다. 그런데 천국과 지옥을 경험해도 성격이 바뀌지 않지만 삶의 태도는 변하게 마련이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좀 특이하다. 동서남북의 사변형처럼 보수주의, 복음주의, 은사주의, 진보주의로 저마다 하나님의 뜻을 주장하고 있다.
보수주의는 자유주의를, 복음주의는 은사주의를 상호 비판하며 존중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저마다 생명을 걸고 자신들이 믿는 것에 헌신하고 있다.
스위스 신학자 칼바르트는 ‘교회교의학’을 한문장으로 요약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 찬송가 가사를 말했다 한다. “예수사랑하심은 거룩하신 말일세 우리들은 약하나 예수 권세 많도다.” 130년 전 한국에 복음을 전한 언더우드 선교사가 미국선교부에 보낸 보고 중 이런 내용이 있다. “척박한 조선 땅에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직 절망만 보일뿐입니다.”
만약 오늘 언더우드 선교사가 다시 한국을 방문한다면 “우리들은 약하나 예수권세 많도다”라고 노래 부르지 않을까. 비록 지금은 우리가 새장 속에 병아리처럼 살고 있지만 크리스천의 정체성은 창공을 나는 독수리라고 주님께서 선언하셨다. 그렇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새로운 눈이 뜨이는 날 보수주의와 자유주의 복음주의와 은사주의는 각자의 새장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 그러나 그들이 경험한 다른 것이 있음을 인정하고 서로의 차이를 존중해줄 때 한국교회는 복음통일의 길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대 교회행정학 겸임교수>
[양기성 교수의 교회행정 산책] (27) 서로 존중하는 천국시민정신
입력 2015-07-31 0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