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종의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 800만대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탔던 현대·기아차는 요즘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들이 무섭게 힘을 키우고 있고,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엔저와 유로화 약세를 등에 업고 체질 개선을 완료한 일본 및 독일 자동차 업체들과 힘겨운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29일 “환율 여건이 좋아지고 있지만 당분간 일본 업체들과의 힘겨운 경쟁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판매량은 유지하더라도 이익 면에서는 어려움을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385만2777대를 판매했다. 820만대라는 목표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영업이익은 더욱 악화됐다.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6% 줄어든 4조5013억원이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도 6.7%로 지난해 같은 기간 8.1%에 비해 1.4% 포인트 줄었다. 중국시장의 타격이 컸다.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중국 시장 점유율은 7.3%로 전달의 9.1%보다 1.8% 포인트 떨어졌다.
환율 등 외부 요인만이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친환경차 분야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가 더 크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ix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지만 현재 수소차 시장에서 가장 앞선 것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는 일본 업체들이다. 전기차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도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다. 중국의 전기차·배터리 업체인 비야디(BYD)는 중국 내수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5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 순위에서 1위(4041대)를 차지했다. 닛산과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을 제친 수치였다.
자동차 분야의 한 전문가는 “매년 10조원 이상을 기술 개발에 쏟아붓는 일본과 독일 자동차 업체들의 상황을 고려하면 미래 친환경차 분야에서 현대·기아차의 입지가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한국 제조업 위기] 현대·기아차도 해외서 고전… 올 판매 목표량 절반 못미쳐
입력 2015-07-30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