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당신은 가족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까?

입력 2015-07-31 02:22

일본 NHK 아나운서 출신으로 작가·평론가·수필가로 활동 중인 저자는 어린 시절 가족과 불화를 겪었다. 예술가적 기질을 가지고 있지만 꿈을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하는 나약한 아버지, 자신의 인생도 없이 아버지 옆에서 그림자처럼 돕는 어머니, 아버지와 주먹다짐까지 벌일 만큼 사이가 좋지 못했던 오빠. 같은 집에서 함께 사는 가족이라는 사실이 싫었다.

세월이 흘러 가족이 모두 숨지고 난 뒤 자신에게 질문했다. “도대체 가족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사람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가족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까?”

가정 해체부터 가정 내 폭력과 살인에 이어 가족 동반 자살까지 가족과 관련된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사례로 들어 가족이라는 병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병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단란한 가족’이라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자신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데, 타인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가족의 기대는 최악의 스트레스다” “유산을 남겨 좋을 일은 하나도 없다” “다른 가족과 비교하는 순간, 불행이 시작된다” “마지막에는 결국 혼자다” 등이 새겨들을 만하다. 김난주 옮김.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