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인 ‘당뇨병’은 꾸준히 관리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각종 합병증이 발병해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특히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등의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으로 사망위험 확률이 급격하게 올라간다. 당뇨병으로 사망하는 10명 중 7명 정도가 이들 질환으로 생을 마감하고 있어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심혈관계 합병증의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당뇨병 진단 시부터 약물 요법 등으로 혈당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당뇨병 환자들에게 필요한 심혈관계 합병증 예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조영민 교수는 “당뇨병은 심혈관계 질환 발생의 위험인자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실제 당뇨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심혈관계 위험이 2∼4배까지 높다는 통계도 있다”며 “심혈관계 질환이 최대 70%까지 당뇨병 환자의 사망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질환의 예방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심혈관계 합병증은 크게 머리부터 보면 뇌혈관 질환, 심장에 있는 관상동맥질환, 말초동맥질환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무엇일까. 조 교수는 “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합병증은 모두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관상동맥질환인데, 갑자기 심장 멎을 수 있어 사망위험이 높다. 뇌졸중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심혈관계 질환이 당뇨병 환자의 가장 큰 사망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돼 오고 있다. 조 교수는 “당뇨 발병 초기부터 열심히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합병증 위험을 낮춘다. 다만 유병 기간이 10년이 넘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들을 갖고 있는 경우 혈당을 낮추는 데에만 치중하다 보면 저혈당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비만이면서 당뇨인 환자는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에 대한 관리가 필수다. 환자가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치료제 역시 심혈관계 안전성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조 교수는 “당뇨 약제가 혈당을 낮춘다고 하더라도 심혈관계에 장기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약이면 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2011년 당뇨병 치료제 ‘아반디아’가 심혈관계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안전성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약물 요법을 비롯한 당뇨병 관리 전반에 있어 심혈관계 합병증 예방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최근 미국당뇨병학회에서는 1만4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DPP-4 억제제의 심혈관계 안전성에 대한 ‘TECOS’ 대규모 임상결과가 발표돼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연구를 통해 시타글립틴이라는 당뇨병 치료제의 투여가 심혈관계 질환 발생의 위험성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됐다.
조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시타글립틴을 심혈관 질환이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투여하더라도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증가되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따라서 이 연구를 통해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도 안심하고 복용할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하루아침에 모든 습관을 다 바꾸려고 하지 말고 핵심 습관(Key stone habit)을 어떻게 갖는지가 중요하다. 당뇨에 있어 핵심습관은 곧 아침에 일어나 혈당을 재는 것이다. 아침에 혈당을 재면 건강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약을 꾸준히 복용해 복약 순응도를 높이고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준수한다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인터뷰]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조영민 교수 “당뇨환자 사망원인 70%는 심혈관계 질환”
입력 2015-08-03 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