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바로알고 공포를 이기자 (2)] 증상 발생후 72시간이 치료 골든타임

입력 2015-08-03 02:22
경북대병원 대상포진센터는 피부과 장용현 교수(왼쪽), 감염내과 김신우 교수(가운데), 마취통증의학과 전영훈 교수(오른쪽) 등의 협진으로 대상포진 조기 집중 치료와 합병증 감소·예방을 위한 특화센터로 운영된다.

매년 한국인에서 약 14만 명씩 발병하는 질환이 ‘대상포진’이다. ‘통증의 왕’으로 불리는 대상포진은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신경통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낳는다. 따라서 초기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최근 국내에서도 대상포진 발생이 크게 증가하면서 대상포진을 전담해 치료하는 병원들도 늘고 있다.

이와 관련 경북대병원은 지난 2014년 대구에서는 최초로 대상포진센터를 개소했다. 센터는 대상포진의 조기 집중 치료와 합병증 감소 및 예방을 위해 피부과와 마취통증의학과, 감염내과가 유기적인 협진체계 시스템을 구축해,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대상포진 특화 센터를 처음으로 구축한 경북대병원은 장용현 피부과 교수, 김신우 감염내과 교수, 전영훈 마취통증의학과 교수가 대상포진 환자 협진을 담당한다. 경북대병원 대상포진센터 3명의 의료진에게 대상포진의 협진 필요성과 대상포진 치료·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어릴 때 수두를 일으킨 뒤 무증상으로 신경 주위에 남아 있다가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지면 신경을 타고 나와 피부에 발진이 생기면서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병이다. 증상은 주로 몸통과 엉덩이 부위에 잘 생기지만 얼굴·팔·다리·머리 등 신경이 있는 부위이면 어디든지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상포진에 감염된 후 치료를 소홀하면 발병 부위에 통증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는 수도 있어 치료 후 관리가 중요하다.

이 질환은 신경을 타고 피부 특정부위에 띠 형태의 발진이 생기기 때문에 피부과를 먼저 찾는 환자들이 많다. 장용현 교수는 “증상 발생 후에 골든 타임(72시간) 내 빠른 진단이 중요하다. 이후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 급성기환자의 통증, 피부 발진의 치유기간은 물론 대상포진후신경통의 발생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환자들 중에는 대상포진과 단순포진을 구분하기 어려워 하는 경우도 많다. 장 교수는 “단순포진의 경우는 특정 바이러스에 의해 입 주위나 엉덩이 부위에 물집 등이 생긴다. 단순포진이나 접촉성피부염은 자극 물질에 따라 주기적으로 생길 수 있으며 주로 가려움증이 유발된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대상포진은 신경을 따라 띠 모양으로 발진이 생기며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대상포진은 치료가 된 이후에도 흉터 등이 남아 환자들에게 심리적인 고통을 안겨준다. 따라서 치료 후 관리도 신경을 써야 한다. 장 교수는 “환부의 염증 정도와 부위를 고려하여 레이저 치료를 하며, 국소제제를 이용해 흉터발생을 최소화시킨다”고 덧붙였다.

감염내과에 오는 환자들은 주로 면역기능이 저하된 사람들이 많다. 김신우 교수는 “에이즈 환자나 중증질환을 가진 장기 투석 환자, 류마티스관절염 등으로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면역저하 환자들은 대상포진 발병위험이 높아 병원을 찾는 비율이 높다”면서, “대상포진은 바이러스가 신경을 타고 감각신경을 빠르게 파괴시킨다. 때문에 항바이러스제 등을 투여해 초기에 빨리 끄는 것이 환자 고통을 경감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이 환자들에게 공포가 되는 이유는 ‘산통’보다 무서운 통증 때문이다. 때문에 마취통증의학과와의 협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영훈 교수는 “연령이 높고 기저질환이 있을수록 통증이 심하고 대상포진으로 인한 후유증이 오래 가는 편”이라며 “마취통증의학과는 급·만성기의 다양한 통증에 따른 맞춤형 약물치료를 하며 조기에 다양한 통증 조절 방법과 전문적 신경 중재 시술로 급성통증을 치료해 포진후신경통 발생을 줄인다”고 강조했다.

의료진들은 대상포진이 위험한 병이라는 인식을 갖고 적극 치료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 교수는 “대상포진은 한 번 발병하면 심리적, 육체적 고통으로 인해 적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수년까지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따라서 발병하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 치료하는 것이 합병증 위험을 줄이는 지름길”이라고 당부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