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프로야구 산업 활성화 나선다

입력 2015-07-29 02:46
내수 진작 차원에서 잠실야구장 등 지자체가 관리하는 경기장을 프로구단에 장기간 빌려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 중이다.

28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은 ‘국내 스포츠산업 활성화 과제’와 관련된 회의를 최근 두 차례 가졌다. 현재 잠실야구장은 LG와 두산이 서울시로부터 3년씩 관리 위탁을 받아 사용하고 있는데 이 기간을 25년 정도 장기로 빌려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구장(기아)이나 대전구장(한화) 등 대부분의 경기장이 3년 단위로 해당 지자체와 계약을 연장하면서 사용하고 있다. 계약 기간을 3년에서 25년으로 연장하면 프로구단이 경기장에 대한 투자를 늘릴 여력이 커져 더 나은 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경기장을 찾는 팬이 늘면 그만큼 내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시설 보수를 넘어 경기장 내에서 결혼식, 콘서트, 영화 상영 등이 가능할 정도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킨다는 복안이다.

경기장 광고 수익의 일정액을 각 구단에 돌아가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현재 잠실구장의 경우 한 해 104억원 정도의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전액 서울시가 가져간다. 각 구단은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가 발생해 모기업에 손을 벌려야 하는 상황에서 광고 수익을 확보하면 손해를 어느 정도는 메울 수 있다.

경기장 광고 효과도 구단의 경기력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만큼 광고 수익 일부가 구단에 돌아가는 게 정당하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프로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지만 각 기업에서는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면서 250억∼300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며 “국내 홍보 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기업이 어려워질 경우 프로팀을 정리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넥센도 서울 고척동에 건설 중인 프로야구 돔구장을 연고지로 사용하려 하지만 광고권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다양한 대안들을 검토한 뒤 올 11월쯤 열릴 무역투자진흥회의에 관련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생활체육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대학입시 자기소개서에 체육활동 여부를 기록하거나 동호인 중심의 생활체육을 ‘종합형 스포츠클럽’ 형식으로 활성화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종합형 스포츠클럽이란 다양한 연령의 주민들이 각종 스포츠를 배우면서 회원 간 리그전을 치르는 등의 방식으로 스포츠를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정부 관계자는 “프로야구뿐 아니라 대부분의 프로 구단이 경기장을 단기간 빌려 쓰고 있어 투자에 한계가 있다”며 “이런 부분을 보완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과제를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새로운 대책을 발표한다고 하더라도 프로 스포츠의 경우 특정 종목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기보다는 프로 스포츠 전반의 포괄적 제도 개선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