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왕자의 난’] 현대 정몽구·몽헌 ‘형제의 난’… 그룹 분할

입력 2015-07-29 02:28
대한민국 재벌가가 후계 구도를 두고 홍역을 치르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28일 롯데그룹에서 벌어진 ‘신동주의 난’처럼 수시로 집안 내 갈등이 격화되면서 볼썽사나운 민낯이 표출됐다.

대표적으로 회자되는 ‘형제의 난’은 2000년대 초반 현대가에서 벌어졌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는 차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5남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을 놓고 후계자 자리를 저울질했다. 정몽헌 회장이 낙점됐지만 정주영 창업주가 와병 중이던 2000년 정몽구 회장이 포문을 열면서 이른바 ‘왕자의 난’이 발발했다. 정몽구 회장은 인사를 단행해 정몽헌 회장의 측근들을 전보시켰다. 결국 그룹이 분할되고 나서야 다툼은 일단락될 수 있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은 아버지의 신임을 얻지 못했다. 3남 이건희 회장이 후계자로 정해졌고, 큰 잡음 없이 승계 문제가 정리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삼성가도 뒤늦게 형제의 난으로 망신을 당했다. 2012년 이맹희 전 회장이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유산 상속과 관련한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이 거친 언사를 쏟아내고, 미행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두산그룹은 박두병 창업주가 현재 그룹의 모태를 일군 이후 형제 경영을 시작했다. 박용곤 명예회장이 그룹 총수를 역임한 이후 차남인 박용오 전 성지건설 회장이 회장직을 맡았다. 그러나 박용오 회장은 2005년 동생인 박용성 전 두산중공업 회장이 그룹 총수로 추대되자 이에 반발, 그룹이 비자금을 횡령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형제들은 박용오 회장을 가문에서 제명했고, 그는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