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대기업 실직자 크게 늘었다

입력 2015-07-29 02:46
세계 경기침체 장기화 등으로 올해 상반기 제조업 분야 대기업 실직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숙박·음식업과 보건업 등 업종에서도 실직자가 늘어났다.

고용노동부는 28일 ‘구직급여 신규 신청 동향’에서 올 상반기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52만869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61명(0.7%) 감소했다. 구직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가 해고 등 사유로 실직한 경우 구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급하는 실업급여로, 실직자 현황을 파악하는 지표가 된다.

업종별로 보면 소위 ‘안정적’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분야에서 구직급여 신청자가 9만667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38명(10.7%) 늘어났다. 특히 사업장 규모별로 볼 때 300인 이상 대기업 사업장에서 일하다 구직급여를 신청한 이가 1만5785명으로 1년 전보다 45.8% 급증했다. 중국발 공급과잉, 엔저, 경기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수출 중심의 제조업 대기업이 사실상 인력 구조조정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2분기 메르스 확산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숙박·음식업과 보건업 분야에서도 각각 구직급여 신청자가 전년 동기비 12.0%, 7.7% 늘었다.

대신 건설업과 금융·보험업, 교육서비스업, 출판·영상·통신업 등에서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가 크게 줄었다. 고용부는 “지난해에 비해 건설 경기가 다소 회복되고 금융 부문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구직급여 수급 기간은 180일 이상 장기 수급자가 6.2% 늘어났다. 반면 최소 기간인 90일만 받은 이는 7.2% 줄었다. 또 최근 5년 내 최초 신청자(1.7%)보다 5회 이상 신청자(10.3%)가 크게 늘어났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