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10시20분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진원지였던 경기도 평택 평택성모병원 입구에서 방문객의 열을 재던 원무과 직원이 일손을 멈췄다.
이 직원은 “지난 6일 재개원한 뒤 메르스를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병원 방문객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열을 체크했다”며 “황교안 국무총리가 오늘 사실상 메르스 종식을 선언했기 때문에 더 이상 열 체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병원 1층 로비는 평온했다. 아이를 안고 진료를 받으러 오는 부부, 환자복을 입고 링거를 꽂은 채 바람 쐬러 나가는 입원 환자, 외래 진료를 마치고 처방전을 들고 약국으로 향하는 외래 환자 등의 표정은 차분하고 극히 일상적이었다. 병원 내에서 환자나 내원객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다만 아직도 병원 로비, 외래진료과, 엘리베이터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메르스 환자가 최초로 발생한 8층은 더욱 인기척이 없었다.
8층 각 병실 입구에 표시돼 있는 입원 환자 이름란은 곳곳이 비어 있었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희망을 노래하는 평택!”이라는 제목의 ‘평택시민과 평택성모병원 의료진을 위안 재능기부 공연 일정’이라는 안내문이 있었다.
병원 관계자는 “재개원하고 평택에 거주하는 예술인이나 동호인들이 ‘함께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차원에서 공연을 하겠다고 제안을 해왔다”며 “지난 18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1∼2시 공연을 하는데 입원 환자, 내원객 등은 물론이고 직원들도 모두 좋아한다”고 말했다.
오전 11시30분쯤. 1시간 전과는 확연하게 다르게 1층 로비가 사람들로 북적였다. 진료를 받기 위해 안내를 받는 안내실의 의자도 내원객으로 거의 꽉 차 있었다. 그중에는 동남아시아 출신 여성 3∼4명도 보였다.
송탄에서 와 외래진료를 보고 간다는 A목사(67)는 “주위를 둘러봐도 마스크 쓴 사람이 없다”며 “정부가 메르스를 사실상 종료한 것에 전폭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했다.
평택=글·사진 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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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29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