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바리 미드필더’ 주장 조수현 “월드컵 첫 16강 여세 몰아 우승컵 꼭 갖고 오겠다”

입력 2015-07-29 02:37
‘윤덕여호’의 주장 조소현(왼쪽)이 28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하기 위해 수비수 임선주와 함께 그라운드로 들어서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윤덕여호’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한 선수가 있다. 노랗게 물들인 머리를 하고 고무공처럼 통통 튀는 조소현(27·인천 현대제철)이 바로 그다. 몸놀림이 가볍지만 존재감만큼은 묵직하다.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한국의 사상 첫 승리와 16강을 이끈 조소현은 이제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8월 1∼9일·중국 우한)를 정조준하고 있다.

28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재입소한 대표팀 주장 조소현은 한국 여자 축구의 핵심 자원이다. 지난 7월 6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자로 잰 듯한 패스와 빼어난 공수 조율 능력으로 세계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줬다. 세계적인 스타 마르타(브라질)도 조소현의 ‘악바리 수비’에 혀를 내둘렀다.

조소현의 플레이가 가장 돋보였던 경기는 유럽 강호 스페인과의 E조 3차전이었다. 1무1패를 기록한 한국은 스페인전에서 비기면 탈락하는 상황이었다. 한국은 전반 내내 무기력하게 끌려 다니며 선제골을 내줬다. 조소현은 “이대로 끝낼 순 없다”고 이를 악물었다. 후반 8분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조소현은 강유미(24·화천KSPO)가 올려 준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뽑아냈다. 사기가 오른 한국은 후반 33분 김수연(26·화천KSPO)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사상 첫 16강 진출이란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조소현은 만족할 수 없었다. 더 잘할 수 있었고, 더 많은 것을 보여 줄 수 있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컸다.

조소현은 자기 관리가 철저해 동료들 사이에서 ‘모범생’으로 통한다. 또 ‘타고난 리더’라는 소리도 듣는다. 이번 대회에서 윤덕여 감독이 조소현에게 거는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 박은선(29·이천 대교) 등 간판 공격수들이 빠졌기 때문이다.

조소현은 “매 경기가 쉽지 않겠지만 모든 걸 다 쏟아내서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은 29일 중국으로 출국해 중국(8월 1일), 일본(8월 4일), 북한(8월 8일)과 차례로 맞붙는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