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주년을 맞은 서울시향(이하 시향)은 유난히 뜨거운 한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말 박현정 전 대표의 막말 논란에 이어 올해 정명훈 감독의 고액 연봉 논란이 불거지면서 경찰 수사와 소송으로까지 확대됐다. 반면 시향의 국제적 평가는 올 들어 확실히 나아지고 있다. ‘진은숙 3개의 협주곡’ 음반이 올 초 권위 있는 국제클래식음악상(ICMA)과 BBC 뮤직 매거진상을 연이어 수상했고, ‘말러 교향곡 9번’ 음반이 BBC 뮤직 매거진 8월호 ‘이달의 선택’에 뽑혔다.
상반기 다소 움츠렸던 시향이 8월 풍성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표 참조). 우선 1일 여의도 한강공원 멀티플라자에서 ‘강변음악회’를 연다. 시향은 지난 2011년부터 매년 한강변에서 강변음악회를 개최해 왔지만 올해는 출범 10주년을 맞아 정 감독이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는다. 피아니스트 김다솔, 소프라노 홍주영, 테너 이명현, 바리톤 공병우 등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젊은 음악가들이 시향과 호흡을 맞춘다. 15일에는 용산가족공원 야외무대에서 정 감독이 지휘하는 ‘광복 70주년 기념음악회’가 열린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해금 주자 강은일, 소프라노 캐슬린 킴, 테너 진성원 등이 협연자로 나선다. 두 콘서트 모두 무료.
실내악 프로그램도 탄탄하다. 7일에는 시향의 타악 주자들인 아드리앙 페뤼송, 에드워드 최, 김문홍, 김미연으로 구성된 SPO 퍼커션 그룹을 중심으로 한 ‘퍼커션 나이트’가 열린다. 바르토크의 ‘두 대의 피아노와 퍼커션을 위한 소나타’, 라이히의 ‘육중주’ 등 국내에서 쉽게 들을 수 없는 프로그램들이 준비됐다. 불가리아 출신인 시향의 스베틀린 루세브 악장은 15일 손열음과 함께 고국의 대표 작곡가 판초 블라디게로프의 ‘바르다르’를 비롯해 슈베르트와 브람스 등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들려준다.
21일엔 말러 스페셜리스트로 유명한 이스라엘 출신 지휘자 엘리아후 인발이 시향과 함께 브람스 교향곡 1번 등을 연주한다. 이어 정명훈이 27∼28일 베토벤 교향곡 6번과 7번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29일 ‘정명훈의 피아노 앙상블’은 정명훈이 피아니스트로서 시향 단원들과 실내악을 선보이는 무대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서울시향, 8월 내내 클래식 향연… 내달 다채로운 공연 잇따라
입력 2015-07-29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