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세계수영선수권 사상 첫 메달… 325.26점 받아 값진 동메달

입력 2015-07-29 02:36
북한 여자 다이빙의 김은향(왼쪽)과 송남향이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쿠아틱스 팰리스에서 열린 2015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나흘째 다이빙 여자 10m 싱크로 플랫폼 결승에서 호흡을 맞춰 멋진 연기를 펼치고 있다. TASS연합뉴스

“목표는 높이 세우라고 했다. 앞으로 훈련을 더 많이 해서 세계 최강들과 겨뤄 보고 싶다.”

북한의 김은향과 송남향은 지난해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열린 수영 다이빙 여자 싱크로나이즈드 10m 플랫폼 경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진한 아쉬움을 전하며 앞으로의 목표를 이야기했다.

1년여 뒤 김은향·송남향이 세계 최강의 선수들과 겨뤄 북한에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사상 첫 메달을 선물했다.

김은향·송남향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쿠아틱스 팰리스에서 열린 2015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나흘째 다이빙 여자 10m 싱크로 플랫폼 결승에서 325.26점을 받아 동메달을 차지했다. 국제수영연맹(FINA)과 미국의 수영 전문지 스위밍 월드 매거진에 따르면 김은향·송남향의 동메달은 1973년부터 시작한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북한이 수확한 첫 메달이다.

김은향·송남향은 예선에서 301.44점으로 5위에 오르며 결승에 진출했지만 뒷심을 발휘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금메달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같은 종목에서 김은향·송남향을 제치고 우승한 중국의 천뤄린·류후이샤(359.52점)가 차지했다. 은메달은 캐나다의 메간 벤페이토·로셀린 필리온(339.99점)이 가져갔다.

다이빙 최강 중국은 플랫폼과 스프링보드 전문 선수들을 따로 육성한다. 하지만 다이빙 저변이 좁은 북한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없다. 보드의 탄력을 이용하는 스프링보드 경기는 기술을 익히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북한은 짧은 시간에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플랫폼 종목에 집중하고 있다. 또 북한 선수들은 10m 높이에서 연기를 펼치는 플랫폼 경기에 필수적인 대담성을 타고나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한국의 김수지(무거고)·고은지(독도스포츠단다이빙팀)도 결승에 진출했지만 271.11점으로 12개 팀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김수지·고은지는 예선에서 273.42점으로 16개 팀 중 12위로 결승에 올랐다.

한국 다이빙의 기대주 우하람(부산체고)은 남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399.55점을 받아 9위에 올랐다. 예선에서는 378.60점을 획득해 참가 선수 40명 중 7위로 결승에 올랐지만 결승에서는 순위가 떨어졌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