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의 꽃씨 칼럼] 캐슬 빌더를 넘어 킹덤 빌더가 되자

입력 2015-07-29 00:18

모처럼 한국교회가 동성애 반대를 중심으로 하나 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교회는 교리나 신학을 앞세울 때는 분열했지만 봉사를 해야 할 때나 위기를 맞을 때는 하나 되었다. 지금 세계적으로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반기독교 트렌드가 옥죄어 오고 있다. 특히 한국교회는 더 그렇다. 이럴 때 우리는 하나의 연합된 보편 교회를 이루어야 한다.

사도신경을 보면 ‘거룩한 공회를 믿사오며’라는 구절이 있다. 거룩한 공회란 공교회를 의미한다. 영어로 하면 ‘Catholic Church’인데 천주교에서 이 말을 자기들만의 전유물인 것처럼 독점적으로 쓰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은 천주교보다는 개신교에서 더 자주 써야 할지도 모른다. 이 말은 하나의 연합된 교회요, 보편적인 공교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천주교는 로마 교황을 중심으로 한 세계 도처에 세워진 전 교회를 가톨릭교회라고 한다. 그러나 개신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주로 고백하는 세계 모든 교회와 성도들의 집합체를 공교회요, 보편적인 하나의 교회라고 말한다. 즉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는 분의 충만의 의미다(엡 1:23). 그런데 오늘날 교회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그것은 바로 지나치게 개교회주의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까 내 교회만 잘되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교회가 먼저 잘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성경이 디자인하고 있는 진정한 교회 모습이 아니다.

성경이 디자인하고 있는 것은 지역교회 부흥과 더불어 모든 교회가 서로 하나 되어 연합된 보편 교회를 이루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그 도시 안에 거룩한 하나님의 도성을 이루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목회자의 의식부터 변해야 한다. 선교신학자 랄프 네이버는 오늘날 대부분 지역교회 담임목사들은 자신만의 성을 쌓으려고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목회자들이 서로 연합해 지역 안에 하나님의 도성을 견고하게 세워야 한다고 권면한다. 다시 말하면 자신만의 캐슬 빌더(Castle Builder)가 되지 말고 하나님의 킹덤 빌더(Kingdom Builder)가 되라는 것이다.

그렇다. 아무리 신실한 목회를 한다 하더라도 연합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혼자만 사역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자기 성을 쌓는 것이다. 또 자기 교단 활동은 하면서 지역 연합은 전혀 하지 않는 목회자도 있다. 그러나 그토록 참여할 시간이 없으면 후원금이라도 내야 하고 연합집회가 있을 때 성도들을 동원이라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 혼자 각개전투나 게릴라전적 사역만 할 뿐이다. 그렇게 해 가지고 어찌 영적 전쟁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

요즘은 아무리 큰 대형교회라도 이단이나 안티세력의 공격을 받으면 한 번에 무너져 버리지 않는가. 그 지역의 교회들이 하나 되어 도와야 한다. 그리고 나서 지역을 넘어 교단으로, 또 교단을 넘어 전체 한국교회가 연합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신학적인 장벽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각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과 특수성을 고수하면서도 반기독교적인 정서와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서로 네트워크화하고 벨트화해야 한다.

특별히 이단 문제나 동성애 등 기독교를 위협하는 세력들의 공격에 대응할 때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국교회 전체가 하나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하나의 보편 교회를 이루어야 한다. 그럴 때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반기독교 세력의 정서와 공격에 대응할 수 있다.

8월 9일 서울광장에서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통일기도회가 열린다. 이 통일기도회야말로 지역과 교단을 넘어서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연합된 공교회를 이룰 뿐만 아니라 통일의 발원이 되고 화해의 물꼬를 트게 하는 산제사가 되게 해야 한다. 이럴 때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모여야 한다. 목회자들일수록 강 건너 불구경하지 말고 하나 되어 모이도록 하자. 캐슬 빌더를 넘어 킹덤 빌더가 되자. 그날 하나됨의 꽃씨를 뿌려 연합된 하나의 보편 교회를 이뤄보자. 그리고 우리의 조국 안에 하나님의 도성을 더 견고하게 세워보자.

소강석(새에덴교회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