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용연동굴(화전동 산47-69)=우리나라 동굴 중에서 가장 높은 해발 920m에 위치해 있다. 길이 843m로 1억5000만∼3억년 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백두대간 금대봉 아래에 자리 잡은 입구를 비스듬히 내려가면 온갖 형상의 동굴 생성물을 만날 수 있다. 모양에 따라 드라큘라 성, 식인상어 조스의 두상, 등용문 등 재미있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동굴 정중앙쯤 폭 50m, 길이 130m 대형 광장에 음악에 맞춰 춤추는 리듬 분수대가 인기다. 주차장에서 동굴 입구까지 1.1㎞ 구간을 운행하는 ‘낭만의 용연열차’도 이색적이다(033-553-8584).
◇영월 고씨동굴(김삿갓면 진별리)=‘석순의 전당’이라 불릴 만큼 석순과 종유석 등 2차 생성물들이 발달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조선 단종의 혼령이 머무르는 곳이란 뜻에서 ‘노리곡석 동굴’로 불렸으나 임진왜란 때 고종원 일가가 이곳에서 난을 피했다고 해서 고씨동굴로 명명됐다. 4억년의 신비를 자랑하는 고씨동굴은 전체 6.3㎞ 중 950m만 개방돼 있다. 4개의 호수, 3개의 폭포, 6개의 광장으로 이뤄져 있다. 입구에서 400m쯤 들어가면 지하협곡이 나타나고 800m 지점부터는 지하천이 넓어진다. 통로가 협소해 엉금엉금 기어야 하는 구간도 많다(033-370-2621).
◇삼척 환선굴·대금굴(신기면 대이리)=환선굴은 동양 최대 석회암 동굴로 천연기념물 제178호. 해발 500m에 위치한 주굴 길이는 약 3.3㎞, 총 길이는 약 6.5㎞이다. 40m 높이의 동굴 천장에서 쏟아지는 폭포의 물줄기는 한기까지 느끼게 할 정도. 폭포가 5억년간 빚어낸 신비의 옥좌대는 또 다른 볼거리(033-541-9266).
대금굴은 2003년 탐사를 통해 발견된 천연동굴. 3량짜리 모노레일을 타고 덕항산 중턱까지 가파르게 오른 뒤 동굴 입구에서 탐사용 터널을 140m 더 진입하면 시간의 앙금들이 쌓여있는 지하세계가 베일을 벗는다. 엄청난 동굴수가 흐르며 지금도 성장하고 있는 활굴(活窟). 길이가 1610m(주굴 730m, 지굴 880m)로 하이라이트는 만물상 광장. 제멋대로 자란 곡석,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만든 동굴진주, 계란 프라이를 올려놓은 모양의 석순 등 다양한 동굴생성물을 자랑한다(033-541-7600).
◇평창 백룡동굴(미탄면 마하리 백운산)=국내 최초의 체험형 동굴로 해발 235m, 동강 수면 위로 약 10∼15m 지점에 입구가 있다. 1979년 천연기념물 제260호로 지정된 뒤 영구보존을 위해 개방을 불허하다 2010년 생태체험학습장으로 탈바꿈하면서 동굴탐험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C’자형 모양의 동굴은 총 길이가 1.8㎞, 지질학적 나이는 5억년쯤 된다. 785m만 일반에 공개됐다. 초입은 평창, 중간은 영월, 끝부분은 정선에 속한다. 조명시설을 갖추지 않아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전용 탐사 복장을 입어야 한다. 탐험 중간에 모든 조명을 끈 채 1분간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암흑체험’이 백미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9차례 입장하며 1회 20명 정도로 제한되기 때문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www.maha.or.kr·033-334-7200).
◇동해 천곡동굴(천곡동)=1.4㎞ 길이로 4억∼5억년 된 석회암 수평동굴이다. 1991년 신시가지가 조성되면서 알려져 700m가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긴 천장 용식구(깊은 골)를 비롯해 커튼형 종유석, 석회화단구, 종유폭포 등의 희귀석을 볼 수 있다. 최고 비경은 수백 개의 종유석이 지하세계를 가득 메운 ‘꿈의 궁전’. 운이 좋으면 희귀 야생동물인 황금박쥐도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도심 복판에 자리해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 동굴의 모든 조명을 끄고 안전모 불빛에 의지해 5명 단위로 공포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다(033-532-2806).
◇광명 가학광산동굴(가학동 산17-1)=금속폐광이었던 것을 1972년 광명시가 가족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수도권 유일의 동굴테마파크이다. 지난 15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야간개장에 들어갔으며 ‘공포체험, 시네마 호러쇼’와 ‘홀로그램 매직쇼’ ‘삐에로 코믹 저글링’ ‘아프리카 케이브맨 페스티벌’ ‘동굴탐방 퀴즈 풀기’ ‘광물체험’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27일부터 8월 3일까지는 월요일 휴관 없이 매일 개방한다(1688-3399).
◇단양 고수동굴(단양읍 고수리)·천동동굴(단양읍 천동리)=천연기념물 제256호인 고수동굴은 길이 1700m의 자연동굴이다. 마리아상, 독수리바위, 도담삼봉바위, 천당성벽 등이 볼거리다(043-422-3072).
고수동굴이 남성적인 반면 470m 길이의 4억5000만 년 전에 생성된 천동동굴(지방기념물 제19호)은 여성미를 보여준다. 3m 길이의 석순인 ‘북극고드름’과 ‘천하대장군’, 맑은 지하수가 고인 동굴 안 연못에는 포도송이가 영글어 가는 듯한 ‘포도구상체’를 볼 수 있다. ‘꽃쟁반’으로 불리는 바위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수중 2차 생성물이다(043-422-2972).
◇동굴 입장 시 주의사항=기온이 낮은 데다 서늘한 바람까지 나오는 경우가 많아 겉옷은 필수다. 동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에 대비해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폭이 좁은 곳이 많은 만큼 슬리퍼나 짧은 치마, 흰옷 및 옅은 색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태백·영월=글·사진 남호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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