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로 확인하던 선수 정보를 이제 유튜브로 확인하는 세상이 됐어요. 그런데도 여전히 스포츠 에이전트는 선수들 가방이나 들고 다니는 매니저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최근 인천의 사무실에서 만난 비스스포츠 서동규 대표(45·사진)는 여전히 스포츠 에이전트라는 직업에 대해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스포츠 에이전트라는 직업이 생소하던 1998년 우연한 기회에 에이전트 업무를 하게 됐다.
“국제회의 쪽에 관심이 많아 캐나다에서 관련 공부를 하고 돌아왔는데 취업이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스포츠 마케팅 회사도 국제회의를 유치한다는 신문 기사를 읽고 지원서를 제출했었죠.”
인턴으로 입사한 회사의 스포츠 사업부가 더스포트라는 회사로 이름을 바꾸면서 자연스럽게 스포츠 에이전트 업무를 맡게 됐다. 당시 회사엔 농구의 허재, 전희철, 김영만을 비롯해 골프 김미현, 야구 김병현, 서재응 등 걸출한 선수들이 있었다. 이후 회사에 외국인 선수를 국내 구단과 연결시키는 업무를 제안했다.
“외국인 선수를 국내에 소개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괜찮은 외국인 선수 하나 만나는 데 9개월이 걸렸어요. 해외 구단과는 팩스로 연락했고 자료는 비디오나 DVD로 받았죠. 자료를 받으면 밤새 회의를 했어요. 그렇게 하나씩 일하며 배웠죠.”
경험을 쌓은 서 대표는 2003년 3월 독립해 지금의 비스스포츠를 만들었다. 현재 그는 고려대학교 이종현 선수의 미국 프로농구(NBA) 진출을 돕고 프로농구연맹(KBL)에 외국인 선수를 소개하는 등의 스포츠 에이전트 업무와 스포츠 마케팅 일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09년 스위스까지 가서 국제농구연맹(FIBA)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최근 스포츠 에이전트에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서 대표는 하고 싶은 말도 많았다.
“에이전트를 화려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지만 저희 업무는 선수의 가치를 올려주는 일입니다. 좋은 선수 잡아서 돈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평생 운동만 해 온 선수의 인생을 위해 조력자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에이전트 시장 활성화에 나선 것에는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스포츠 에이전트의 방향을 명확히 잡아주는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대학에서는 관련 학과조차 한, 두 번 수업하는 것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은데 철저한 교육 프로그램도 갖췄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그는 “국내 대표적인 연예기획사인 SM이나 YG처럼 대형 스포츠 에이전시 회사를 만들어 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인천=글 서윤경 기자, 사진 곽경근 선임기자 y27k@kmib.co.kr
국내 1세대 에이전트 서동규 대표 “에이전트는 선수 인생 위한 조력자 돼야”
입력 2015-07-29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