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강세와 중국 경기 둔화, 그로 인한 국제 원자재 가격 급락세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주식시장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9원 하락한 1167.0원으로 마감했다. 오후 들어 해외시장에서 달러 강세가 약화된 영향으로 소폭 내린 채 마감했으나 오전에는 한때 1173.80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1170원대로 올라선 것은 3년1개월여 만이다.
원·달러 환율 급등세는 수출품 가격경쟁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수출 기업들에는 희소식이지만, 주식시장에선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투자자의 자금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코스닥시장 모두에서 ‘팔자’에 나서 코스피지수는 2030선으로 밀렸고 코스닥지수는 3% 넘게 급락했다. 이런 증시 약세 분위기는 최근 신흥국 증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예고에 따른 달러 강세로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강(强)달러에 중국 경기 둔화 리스크까지 더해져 원자재 가격은 급락 중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수입 규모는 전년 대비 15.7% 급감했고, 이런 수요 부진 여파로 국제 원자재 가격지수인 CRB지수는 최근 1년간 31% 하락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가격 급락은 원자재를 수출하는 신흥국들의 경기 침체, 통화가치 절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특히 브라질 등 남미지역의 위기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과 원자재 가격의 단기 방향성은 28∼29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힌트나 문구 수정이 있더라도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완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환율 변동성이 완화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신흥국 증시, 强달러·中 리스크에 살얼음
입력 2015-07-28 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