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각국 정상들도 다양한 형태로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올해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 이란 핵 협상 등 굵직굵직한 성과를 이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보름간의 화끈한 휴가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달 8일(현지시간)부터 23일까지 보름 동안 미셸 여사와 딸 말리아, 사샤와 함께 미국 매사추세츠주 바닷가에 있는 휴양지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휴가를 보낼 것이라고 보스턴헤럴드 등 미국 언론들이 26일 관측했다.
마서스 비니어드는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백악관에 입성한 이후 재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던 2012년을 빼고는 줄곧 여름휴가를 보낸 곳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곳에서 친구들을 초대해 골프를 치거나 가족과 자전거를 타면서 휴가를 보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올해도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캐머런 총리가 상원, 하원이 모두 휴회에 들어가는 8월의 대부분을 휴가로 보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족에게 충실한 캐머런 총리는 부인 사만다, 세 자녀와 함께 예년처럼 영국 남서부의 콘월에서 여름을 보내고 포르투갈 여행이나 인척을 만나기 위한 스코틀랜드 방문도 휴가 일정에 포함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등으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19일 공영방송 인터뷰를 마친 뒤 3주간의 휴가에 들어갔다. 그의 휴가 단골 코스는 독일 남부 산악 마을과 음악 축제다. 올해에도 남부 바이에른주에서 개막한 바그너 페스티벌에 남편과 함께 다정하게 참석했다.
‘철의 여인’이란 별명처럼 메르켈 총리는 2013년 이탈리아의 유명 산악인 라인홀트 매스너, 남편과 함께 이탈리아 북부 쥐트티롤 지역에 있는 해발 3128m 고봉에 올라 화제가 됐다. 올해에도 같은 지역에서 매스너를 다시 만나 하이킹을 할 예정이라고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오랜 친구’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를 시베리아로 초대해 함께 주말을 보낸 것 외에는 별도의 휴가 일정을 잡지 않았다고 드미트리 페슈코프 대통령궁 대변인이 밝혔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프랑스 남동부 리비에라 해변 별장에서 지난 25일부터 휴가에 들어갔다. 수행원만 1000여명에 달해 보잉747기 2대를 동원해야 했다. 그러나 살만 국왕의 별장 인근 해변이 경호를 이유로 폐쇄되면서 현지 주민과 관광객 10만여명이 프랑스 당국에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휴가지에서도 일을 놓지 못하는 정상들도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와 원로들은 허베이성 친황다오시에 있는 휴양지인 베이다이허에서 매년 여름휴가를 보내며 주요 정책을 논의하는 ‘스터디 휴가’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각국 정상들 여름휴가 어떻게] 가족과 함께 자전거·하이킹… 별장서 휴식도
입력 2015-07-28 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