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쓴 카뮈의 소설 ‘페스트’를 아시는지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의사 ‘류’와 아랍인의 생활상을 취재하러 오랑 시에 들렀던 신문사 특파원 ‘랑베르’는 페스트가 만연하자 역병 퇴치에 힘을 씁니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에 의해 페스트가 정복됐다기보다는 계절이 바뀌어 페스트는 자동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우리나라를 공포의 도가니로 빠뜨렸던 메르스라는 역병 역시 현재로서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주신 면역성이라는 것 외에는 달리 치료할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우리 인간에게는 스스로 다스릴 수도, 극복할 수도 없는 역병과 같이 원하지 않는 고통들이 찾아오게 됩니다. 오늘 성경에도 보면 출애굽이라는 환희로 인해 소고를 치며 하나님을 찬양하고 기뻐했던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 불과 사흘 만에 타는 목마름의 고통이 찾아옵니다.
그 와중에 우물을 하나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물은 도저히 마실 수 없는 쓴 물이었습니다. 모두가 아우성을 칩니다. 모세를 향하여 원망하고 불평합니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인생사를 살다가 닥치는 여러 가지 고통 앞에서 원망과 불평으로는 어떤 상황도 변하지 않으며, 극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천하 만민의 원망과 불평과 아우성보다는 한 사람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시는 분이십니다. 모세는 모두 원망하고 불평하고 아우성을 치는 이들과 똑같은 목마름의 고통 속에서도 부르짖어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기도하는 모세에게 쓴 물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모세가 여호와께 부르짖었더니 여호와께서 그에게 한 나무를 가리키시니 그가 물에 던지니 물이 달게 되었더라.”(출 15:25)
그렇습니다. 인간이 극복할 수 없는 한계에 부닥칠 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바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바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렘33:3).
모두가 마라라는 쓴 물 앞에서 고통을 호소할 때 모세의 기도는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단물로 바뀌게 하는 역사가 일어나게 됩니다. 결국 쓴 물이 고통의 물이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을 만족하게 하는 단물의 재료가 된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날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닥치는 고통과 시련도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찾고 기도하게 함으로써 우리를 복되게 하는 축복의 재료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쓴 물을 달게 하는 방법은 보잘것없는 한 나무를 우물에 던지는 것이었습니다.
그 나무는 바로 십자가요, 예수 그리스도의 표상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 나무가 쓴 물에 던져질 때 쓴 물이 단물로 바뀌듯이 우리가 실패와 절망의 고통 가운데서도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오시기만 하면 실패한 인생도, 저주 받은 것 같은 인생도, 달콤하고 복된 인생으로 회복될 것입니다. 아멘
권영만 목사(인천 우리교회)
[오늘의 설교] 고통은 축복의 재료다
입력 2015-07-28 0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