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속 록에 맞춰 온몸으로 ‘떼창’… 안산M밸리록페스티벌 3일간 성황

입력 2015-07-27 02:10
경기도 안산시 대부바다향기 테마파크에서 열린 ‘2015 안산M밸리록페스티벌’ 첫날인 24일 오후 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서도 관객들이 밴드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공연을 즐기고 있다.연합뉴스

축제 현장은 온통 캄캄했다. 지난 25일 밤 10시 경기도 안산시 대부바다향기 테마파크 빅탑스테이지 주변은 암전 상태였다. 어둠 속에서 진흙투성이의 관객 수만 명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술렁이고 있었다.

드디어 “지잉”하는 전자음이 흘러나오고 색의 레이저가 관객을 비췄다. 거대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관객들은 질척이는 땅 위에서 온몸을 흔들며 환호했다. 일렉트로닉 뮤지션 케미컬 브라더스의 공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안산M밸리록페스티벌(밸리록페) 둘째날 메인 무대였다.

밸리록페가 열린 24∼26일 대부도 일대는 다채로운 음악과 록페 마니아들로 들썩였다. 3일 동안 8만5000명이 모여들었다. 태풍 할롤라의 영향으로 24∼25일 때때로 폭우가 쏟아지고 잔디밭은 개펄 수준으로 질척였지만 축제의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축제 참가자들은 비옷을 입거나 아예 웃통을 벗고 음악을 즐겼다. 비나 진흙은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다. 비 소식을 뚫고 24일 2만명, 25일 3만2000명, 26일 3만3000명이 축제 현장을 찾았다.

축제 마지막 날인 26일 밤 10시 메인 무대를 장식한 ‘헤드라이너’는 미국 얼터너티브 록 밴드 푸 파이터스였다. 보컬 데이브 그롤은 지난달 스웨덴에서 공연 도중 다리를 다쳤다. 다른 월드 투어 일정을 모두 취소했지만 밸리록페 만큼은 참석을 강행했다.

1975년 결성된 칠순의 록밴드 모터헤드도 강렬한 공연으로 관객들을 흥분시켰다. 모터헤드는 40년 동안 한결같이 헤비메탈 음악을 해 왔다.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헤비메탈 밴드인 메탈리카가 ‘가장 존경하는 밴드’로 꼽아온 이들이다. 할아버지 밴드가 만들어내는 묵직한 사운드에 10∼20대 젊은이들이 온몸으로 화답했다.

밸리록페는 축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최고의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았다. 24일엔 모던록, 25일엔 일렉트로닉 뮤직과 힙합, 26일엔 강렬한 사운드의 록 음악을 중심으로 무대가 짜였다.

둘째날은 힙합 뮤지션 다이나믹 듀오가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무한도전 가요제’ 출연 이후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자이언티도 함께 무대에 올랐다. 록페에 힙합이 어울리지 않을 것도 같았지만 뜨거운 호응으로 앙코르 공연까지 이어졌다. 다이나믹 듀오는 무대 위에서 “너무 좋다”는 말을 쏟아냈다.

24일 메인 무대를 장식한 헤드라이너는 해체된 영국 록그룹 오아시스의 멤버인 노엘 갤러거였다. 노엘 갤러거는 각종 인터뷰에서 가장 공연하고 싶은 나라로 한국을 꼽아 왔다. 영어권 국가가 아닌데도 오아시스 히트곡을 ‘떼창’하는 한국 관객의 호응 때문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샴페인 슈퍼노바’ ‘돈 룩 백 인 앵거’ 등 오아시스 히트곡들이 대부도에 울려 퍼졌다.

주관사인 CJ E&M 관계자는 “3일 동안 80여팀의 국내외 최정상 아티스트와 8만5000명의 관객이 하나가 된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안산=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