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농작물 작황이 부진하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국내 농산물 소비시장마저 위축돼 농산물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FTA로 인한 바나나, 오렌지, 파인애플 등 수입과실의 역풍이 어느 때보다 거세다.
관세청 수·출입 자료에 따르면 올 5월까지 과일 수입은 9억3483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12.5%나 수입액이 증가했고, 망고 등 열대과일의 수입도 증가하고 있다. 체리는 한·미 FTA 발효로 관세가 철폐되면서 수입이 크게 늘었다.
산지 출하시기가 겹치는 국내산 자두, 복숭아 등이 판매부진으로 이어질 경우 최대 과실 생산지인 경북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대형유통업체 또한 자체 농산물유통센터를 신규로 설치하거나 규모를 점차 확대해 기존 생산지에서 대행하던 농산물 저장·상품화 기능을 직접 수행함으로써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산지 지배력을 점차 확대해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도내 주요 과실 생산지역은 저마다 브랜드와 품질 우수성을 앞세우며 시장에서 한 치도 양보 없는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북도는 농산물시장에서 도내 시·군 산지유통조직간 불필요한 경쟁을 없애고 수입농산물및 대형유통업체와의 치열한 유통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등 FTA대응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13년 경북과수 산지유통종합계획’을 수립했다.
과수품목을 중심으로 수립된 이 계획은 국내 생산 1위인 사과, 포도, 복숭아, 자두, 떫은 감 등 도내 주요 5대 과수 생산품목을 중심으로 마케팅 창구를 통합하고 유통분야 지원체계를 일원화하는 도 단위 산지유통종합계획이다.
경북연합마케팅사업단(농협중앙회경북지역본부 소속·이하 경북연합)을 경북과수 산지유통의 실질적인 운영주체인 통합마케팅조직으로 육성, 2017년까지 경북과수의 20% 이상인 3200억원 취급을 목표로 유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이 사업의 성공을 위해 산지유통 3대 혁신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조직혁신을 통해 경북연합을 중심으로 산지유통조직간 역할분담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단위 품목별 생산자 조직을 육성, 물량을 규모화 할 계획이다.
둘째, 생산혁신을 통해 생산에서 유통까지 생육전반에 걸쳐 품질관리를 체계화하고 상품성 향상과 원가절감을 위한 기술을 표준화하며 산지유통시설을 통합 운영·관리해 품목별·권역별 통합물류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셋째, 유통혁신을 통해 도내 과수 출하창구를 경북연합으로 일원화해 국내외 시장을 세분화하고 분산해 지역간·조직간 과당경쟁을 방지하고 단체급식, 해외수출 등 신시장 개척을 통한 출하창구를 다변화하기로 했다.
또 생산지와 소비지 간 실시간 공급망 구축으로 유통경로를 단순화하고 규모화 된 물량으로 시장 교섭력을 강화해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경북도는 무엇보다 산지 생산농가의 적극적인 참여와 조직화를 위해 품목별 농가전문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 계획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출하창구의 일원화를 통해 지역간 경쟁관계를 해소하는 등 규모화 된 물량으로 연중 공급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국내 과수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김재산 기자
[대구·경북 손잡고 미래로] 과수 산지 유통 혁신 연중 공급체계 갖춘다
입력 2015-07-31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