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한발 앞선 ‘간편결제’… 시장 선점경쟁 본격화

입력 2015-07-27 02:43

‘∼페이’로 대표되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에 대형 유통업체가 본격적으로 진출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바일 간편결제는 카드 정보를 스마트폰 등에 한 번만 입력하면 결제 시 비밀번호나 문자메시지를 통한 인증만으로도 결제가 이뤄지는 서비스다. 통신 및 인터넷 포털 업체 등이 내놓은 서비스와 달리 기존 고객 데이터와 자체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는 점은 유통업체의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자체 유통망을 넘어선 가맹점 확보 여부는 숙제로 남아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3일 서비스를 본격화한 ‘SSG페이’의 가입자가 1만명에 이른다고 26일 밝혔다. SSG페이는 신세계그룹의 간편결제 서비스로, 유통업체가 온·오프라인을 통합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이전에는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유통망을 중심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출시해 왔다.

신세계 측은 2100만명에 이르는 신세계 포인트 회원과 백화점, 이마트, 스타벅스 등 자사의 유통망을 통해 간편결제 시장에 조기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자사 유통망 외에 외식, 주유, 레저, 극장 등으로 가맹점을 확대할 방침이다.

‘카카오페이’ ‘페이나우’ 등 인터넷 포털 업체와 통신사 등이 이미 진출한 간편결제 시장에 유통 대기업 중 신세계가 첫 진출하면서 간편결제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다음 달에는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와 삼성그룹의 ‘삼성페이’가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개별 업체는 물론이고 업계를 뛰어넘는 무한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에선 유통 대기업의 가세로 온라인 쇼핑에 초점을 맞춰왔던 간편결제 서비스가 오프라인으로도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결제가 가능한 데다 상품권과 계열사 포인트를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용자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에 이어 롯데와 현대백화점도 간편결제 서비스를 올해 안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자사 유통망을 뛰어넘는 범용성을 갖추는 것이 다소 힘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유통업체 간 이해관계가 달라 상호 서비스 사용 여부가 힘들 수 있고, 다른 업종으로의 서비스 확대도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가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업체나 업계 간 차이는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결국 어느 사업자가 얼마나 많은 가맹자를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