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분단 70돌 맞아 남북관계 개선 돌파구 마련하라

입력 2015-07-27 00:50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26일 대북 5·24조치 해제 및 금강산 관광 재개 여부와 관련해 “(남북이) 만나서 대화하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북측에 대화 호응을 촉구했다. 이산가족 상봉의 시급성도 언급했다. 우리가 당국 간 대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음에도 북이 오불관언이어서 안타깝다. 광복 및 분단 70돌을 남북 공동행사 하나 없이 등 돌린 채 보낼 참인가. 서방의 대표적 적성국인 쿠바와 이란이 서둘러 미국과 손잡는 형국에서 북한만 국제 외톨이가 될 처지여서 안쓰럽다. 북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할 경우 한반도 정세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이다.

정부는 불과 20일 앞으로 다가온 광복 70돌을 남북관계 개선의 모멘텀으로 삼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북이 대화에 소극적이라 해서 우리마저 손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중국의 굴기와 일본의 팽창으로 우리 경제와 안보가 동시에 위협받는 상황에서 조속하고도 획기적인 남북관계 개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겠지만 우리 국익을 위해 보다 전향적인 대북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당장은 다음달 5∼8일 방북하는 이희호 여사를 사실상의 대북 특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개인 자격이긴 하지만 최초로 남북 정상회담을 한 전직 대통령 부인이란 점에서 남북 공히 그의 행보에 비중을 둘 것이 분명하다. 이 여사 방북을 통해 남북 정상이 친서를 교환할 경우 고위 당국 간 직접 대화 이상의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사전에 당국 간 비밀접촉을 해서라도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긴요하다. 만에 하나 방북이 무산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상황관리를 잘 하는 것도 현 시점에선 매우 중요하다. 오는 31일로 예정된 남북 민간단체 간 광복절 공동행사 추진 협상이 타결될 경우 당국 간 화해·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