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의 한 영화관에서 23일(현지시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범인을 포함한 3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CNN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20분쯤 라파예트에 있는 영화관 ‘더 그랜드 시어터’에서 58세 백인 남성이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일어나 관객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무차별적으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총탄에 관객 2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부상자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며 그중 3명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을 저지른 남성도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 당시 영화관에서는 최근 개봉된 코미디 영화 ‘트레인 렉(Train Wreck)’이 상영되고 있었다.
라파예트 경찰은 24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숨진 용의자의 이름이 존 러셀 하우저라고 발표했다. 앨라배마주에서 온 ‘떠돌이’인 그는 극장 인근 모텔에서 몇 주간 머물렀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은 또 하우저가 투숙한 방에서 가발과 안경, 변장도구 등을 발견하고 그의 자동차 번호판도 바뀐 것을 확인했다. 당시 영화관에는 관객 100명 정도가 있었으나 대형 참사로 번지지 않은 건 뉴 이베리아의 잔느레 고교에서 영어 교사와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두 명의 여교사 덕분이었다. 빗발치는 총알을 피해 제나 레뇽 모는 알리 비아토 마틴을 구하려고 몸을 날렸고, 동료 덕분에 치명상을 피한 마틴은 다리에 입은 총상에도 극장에 설치된 화재경보기를 잡아당겨 관객의 대피를 유도했다. 총성이 울렸지만 영화의 한 장면인 줄 알았던 극장 관객들은 그제야 서둘러 몸을 피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경찰은 이날 하우저의 차에서 수상한 박스를 발견, 폭발물제거반을 투입해 창문과 트렁크를 폭파한 뒤 뜯어내고 차량을 주차장 밖으로 견인했다.
이번 사건은 2012년 7월 콜로라도주 오로라의 영화관에서 총기를 난사해 12명을 살해하고 70명을 다치게 한 총기 난사범 제임스 홈스에게 유죄 평결이 내려진 지 이틀 만에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 내 총기 규제에 대한 요구가 다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코미디 영화 보는 관객들 향해… 美 극장 ‘묻지마 총기난사’
입력 2015-07-25 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