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경제지 FT, 日 닛케이에 팔린다

입력 2015-07-24 03:22
127년 전통을 자랑하며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함께 세계 경제신문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사(닛케이)에 23일 매각됐다. 세계 경제뉴스 시장에도 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FT 소유주였던 영국의 교육·미디어그룹 피어슨이 23일(현지시간) FT를 일본 닛케이에 8억4400만 파운드(약 1조5000억원)에 매각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FT 그룹은 일간 FT, 온라인 FT닷컴, 주간 ‘더 뱅커’, 그리고 주간 이코노미스트를 발행하는 이코노미스트 그룹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번 거래에는 이코노미스트 그룹 지분 50%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닛케이도 관련 소식을 실시간 속보로 전했다. 일본 미디어그룹이 해외 기업을 인수한 사례로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닛케이는 덧붙였다.

1888년 4쪽짜리 신문으로 창간된 FT는 1957년 피어슨에 인수됐다. 교육 출판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 주자인 피어슨은 FT를 지난 60년간 운영하면서 세계 최고급 경제신문으로 발전시켰다. 그러나 피어슨의 경영 전략이 바뀌면서 FT의 운명도 달라졌다.

피어슨의 전 최고경영자(CEO) 마저리 스카디노는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FT를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나 2013년 1월 취임한 후임 존 팰런 CEO가 교육사업에만 전념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FT 매각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 등은 FT 매각설을 전하며 FT의 제호만으로도 10억 파운드(1조8067억원)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축에 속한 FT는 회원 가운데 70%가 유료 독자이며, 그 수도 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