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아버지의 나라’ 케냐 간다

입력 2015-07-24 03:21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아버지의 나라인 아프리카 케냐를 방문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도착해 2박3일간 머물 예정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리카를 찾는 것은 2009년 취임 이후 네 번째로, 테러 방지와 인권 문제가 중점 의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방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아버지의 나라’를 방문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점에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케냐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이던 2006년 케냐를 찾은 적이 있으나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없었다.

케냐 공직자 출신의 오바마 대통령의 부친은 미국에 유학했다가 아들이 출생한 직후 본국으로 돌아가 1985년 작고했으나 다른 친척들은 아직 케냐에 살고 있다.

이복 누이인 아우마 오바마(55)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정말 경이롭다”며 “아버지가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친의 고향인 케냐 서부 코겔로 마을에 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할머니 사라 오바마(93)는 “우리 마을을 방문하지 않아도 기분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손자는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자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이라는 비망록에서 1988년 코겔로 마을을 방문해 할머니를 만난 사실이 있다고 소개했고, 2006년 상원의원 재직 시절에도 이 마을을 찾은 적이 있다.

케냐에서는 환영 분위기가 크게 고조되면서 나이로비 공항에서 도심으로 향하는 거리에 성조기와 케냐 국기가 걸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한편 백악관이 오바마 대통령 방문일정을 공식 발표하기에 앞서 케냐 에어웨이스 항공이 ‘24일 미국 대통령 전용기가 공항에 도착하고 26일 출국할 예정’이라는 내용을 홍보사를 통해 미리 공지하면서 경호상 문제가 제기됐다. 하지만 백악관은 “방문 일정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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