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등 공동연구팀, ‘혈우병’ 세포치료 가능성 열었다

입력 2015-07-24 02:50
피가 쉽게 멎지 않는 유전질환인 ‘혈우병’을 세포치료로 고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세계에 40만명, 국내에 2000명이 넘는 혈우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 김진수 단장과 연세대 의대 김동욱 교수, 고려대 김종훈 교수 등 공동 연구진은 혈우병 환자의 소변에서 세포를 채취해 ‘역분화 줄기세포(iPS cell)’를 만든 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로 고장 난 유전자를 교정, 정상으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스템 셀’ 온라인판에 실렸다.

혈우병은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에 피를 굳게 하는 물질(혈액응고인자)이 부족해 발생한다. 중증 혈우병 환자의 절반가량은 혈액응고인자의 유전자가 고장 난 경우다. 역분화 줄기세포(유도만능줄기세포)는 체세포에 특정 유전자나 단백질을 넣어 여러 장기·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게 만들어진 세포를 말한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은 유전자의 특정 부위를 잘라 내거나 삽입해 인위적으로 염기서열을 바꾸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활용해 혈우병 환자로부터 얻은 역분화 줄기세포의 뒤집어진 유전자를 바로잡았다. 유전자가 교정된 줄기세포를 혈액응고인자를 만드는 혈관세포로 분화시켜 혈우병 생쥐에게 이식한 결과, 혈액응고인자가 정상 생성돼 피 흘림이 멈추는 것을 확인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