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한국으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을 벌여온 한국인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보이스피싱 거점이 중국에서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로 확대되고 있다.
경찰청은 태국에서 보이스피싱 혐의(사기 및 사기미수)로 체포된 한국인 32명 중 콜센터 운영자 선모(33)씨 등 14명을 먼저 국내로 송환해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현지에서는 총책 2명을 추적 중이다.
선씨 등 7명은 지난달 3∼12일 태국 방콕에 콜센터를 차리고 한국으로 사기 전화를 걸어 64명에게서 8억1960만원을 송금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시중은행을 사칭했다고 한다. 함께 구속된 다른 보이스피싱 콜센터 운영자 이모(30)씨와 조직원 6명은 같은 범행을 준비하다 체포됐다.
이 보이스피싱 조직들은 콘도를 빌려 인터넷전화와 컴퓨터 등을 설치하고 콜센터 겸 숙소로 썼다. 총책들은 고급 숙소에 묵으며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누렸다. 태국 경찰은 지난달 1일부터 지난 20일까지 한국 경찰이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현장을 단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 보이스피싱 콜센터 등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활동무대가 태국 등 동남아로 이동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태국은 무비자로 90일간 체류할 수 있는 데다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숙박시설에서 발달한 통신망을 사용할 수 있다. 체포돼 형을 선고받더라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한국인이라 최장 3개월에 그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태국에서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붙잡힌 한국인 36명 중 11명도 국내로 데려와 3명을 구속했다. 나머지 8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보이스피싱 거점 中서 동남아로?… 태국 내 활동 한국인 일당 검거
입력 2015-07-24 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