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3개월밖에 안 된 애플워치로 인해 스마트워치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애플의 참여로 스마트워치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기존 시장을 장악했던 삼성전자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시계산업을 주도했던 스위스 업체들도 스마트워치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2분기 애플워치가 40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해 스마트워치 시장점유율 75%를 기록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4월 24일 판매가 시작돼 3개월밖에 안 된 제품이 시장을 지배한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4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7.5%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3.6%(70만대)였다. 1년 만에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위상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에 밀렸다고 볼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애플의 참가로 그동안 활성화 여부가 불투명했던 스마트워치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고 있는 게 확인됐다. 스마트워치 시장은 지난해 2분기 100만대 규모에서 올해 2분기는 530만대로 5배 이상 커졌다. SA는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가 지난해 460만대에서 올해 2810만대로 5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워치의 점유율은 54.8%(1540만대)로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초기처럼 스마트워치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은 당분간 모두 양적 성장을 할 여지가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시장 활성화를 기다리며 한동안 신제품 출시를 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마지막으로 출시한 제품은 지난해 9월 내놓은 기어S다. 1년간 신제품 없이 버틴 셈이다. 하지만 애플워치가 시장을 잠식함에 따라 삼성전자도 조만간 기어A(가칭)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늦어도 9월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는 새 스마트워치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기능뿐만 아니라 디자인 면에서도 애플워치보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워치가 명품 전략을 구사하면서 전통적인 시계산업 강자인 스위스 업체들도 스마트워치 시장에 하나둘 뛰어들기 시작했다. 스와치그룹 닉 헤이엑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올여름 미국 중국 스위스 등에서 스마트워치를 내놓을 것”이라며 “이미 2만대를 제작해 놨다”고 밝혔다. 헤이엑 CEO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의 결제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태그호이어는 구글과 손잡고 스마트워치 ‘카레라 웨어러블 01’을 준비 중이다. 이 제품은 10∼11월 중 시장에 출시되고, 가격은 1400달러(약 163만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중국 화웨이도 스마트워치 시장에 뛰어들었고, 샤오미가 스마트워치를 개발 중이라는 소문도 나오는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까지 가세하면 스마트워치 시장은 더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기획] “점유율 75% 애플워치 게 섰거라”… 삼성, 新병기 담금질
입력 2015-07-24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