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미만 기업 정규직 전환증가율, 50인 이상의 절반도 안돼 암울한 영세기업 인턴

입력 2015-07-24 03:19

직원 수가 9명이 안되는 영세기업에서 인턴을 하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청년 비율이 50인 이상 기업 인턴의 정규직 전환율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 취업난에 직면한 청년들이 인턴을 통해 영세 기업이라도 들어가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다.

23일 한국노동연구원 노동리뷰 최신호에 실린 ‘청년인턴제의 성과 분석’에 따르면 청년인턴제에 참여한 인턴의 정규직 전환율은 60.5%(2013년 기준)로 나타났다. 인턴 10명 중 6명 정도만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경력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일 경험 기회를 줘 정규직 취업을 돕겠다는 취지로 이 제도를 실시 중이다. 3개월간 청년인턴을 채용한 기업엔 인턴 1명당 60만원의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지만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영세기업의 정규직 전환율은 2013년 55.7%로 2009년(47.4%)보다 8.3% 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50∼99인 기업은 23.5% 포인트(44.2%→67.7%), 100∼299인 기업은 26.9% 포인트(41.3%→68.2%), 300인 이상 기업은 29.0% 포인트(43.6%→72.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실적이다. 영세 기업은 인턴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킬 여력도 크지 않을뿐더러 근로 조건이 열악해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연구를 진행한 류장수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정규직 전환율의 증가폭이 커진다는 점은 정책 개선과제에 주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며 “청년인턴제 사업 참여 조건을 강화하고 인턴프로그램 인증제 등을 통해 청년들이 기업정보를 충분히 알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영세 기업 인턴들은 임금 수준도 열악했다. 이들은 한 달 일하면 평균 142만1000원(2013년 기준)을 손에 쥘 수 있었다. 300인 이상 기업에서 일하는 인턴들의 월급(187만8000원)보다 40만원 넘게 적었다. 류 교수는 “전체 인턴 중 110만원도 받지 못하는 청년도 7.4%에 달했다”며 “최저 약정 임금 수준을 지금보다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상황은 이렇지만 인턴의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높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은 청년 인턴의 수를 줄이고 있는 추세다. 청년인턴제 참여 기업 중 100인 이상 기업의 비중은 2011년 8.7%에서 2013년 7.4%로 줄었다.

세종=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