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복구되는 ‘딜리트’, 복구 원천 차단 ‘디가우징’… “임과장 딜리트 키 눌렀을 뿐”

입력 2015-07-24 02:13
스마트폰 해킹 프로그램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국정원 직원 임모 과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자료를 삭제할 당시 키보드 자판의 딜리트(Delete·삭제) 키를 누르는 단순한 방식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 일각에서는 임 과장이 자기장으로 하드디스크를 물리적으로 훼손하는 디가우징(Degaussing) 등 자료 복구를 원천적으로 막는 기법을 썼다는 주장이 나왔었다.

여권 관계자는 23일 “그 직원이 자료를 지운 방법이 디가우징이 아니고 딜리트 키를 눌렀을 뿐”이라며 “디가우징이면 복구도 안 되지만 딜리트 방식으로 지워서 복구도 쉽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자료 복구는 거의 다 돼가고 주말까지는 모두 확실히 복구된다”며 “국정원에서 자료를 밖으로 가져나올 수 없으니 국회 정보위원들이 국정원을 찾으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또한 “(임씨가) 자료를 삭제할 당시 쓴 방법은 디가우징은 확실히 아니다”며 “해당 자료가 100% 복구될 것으로 보고 작업 중이다. 작업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삭제된 자료가 복구돼 정보위원들에게 공개되더라도 자료 자체가 사전에 위·변조됐을 것이라는 의혹은 여전히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권 관계자는 국정원이 임씨와 그의 가족을 감찰 조사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직원 본인한테도 전화로만 어떤 일인지 몇 차례 물어봤을 뿐 감찰 대상은 아니었는데, 임씨 가족을 감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감찰실에서는 해당 직원 사후에 딸이 육사에 다닌다는 사실을 알았다더라”고 전했다.

조성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