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카리스마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생각하는 자신의 단점은 ‘카리스마 부재’였다. 문 대표는 23일 손혜원 신임 홍보위원장이 시도한 ‘셀프 디스(자아비판)’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해 이렇게 글을 썼다. 이어 “평생 쌓인 신중한 성격이 하루아침에 고쳐지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당이 개혁하듯 저도 분발할 것이다…강한 자의 횡포에는 더욱 강해지는 카리스마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표와 함께 릴레이 캠페인 1번 주자로 나선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호남, 호남 해서 죄송합니다’라고 썼다. 그는 “지금껏 차별받고 소외받은 호남을 저라도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제 어떤 지역도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뛰겠다. 이제 ‘나라, 나라’ ‘국민, 국민’ 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원내대표는 문 대표가 직접 파트너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 2·8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두고 거칠게 대립했었다. 하지만 거센 분당 논란과 호남 민심 이탈 속에 문 대표가 먼저 손을 내민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표는 앞선 22일에도 당원들에게 “분당은 없다” “호남 민심이 요구하는 건 분열이 아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이 캠페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게 다 오바마 때문이야(Thanks, Obama)’ 유행어를 이용해 스스로 ‘셀프 디스’한 동영상을 만든 데서 착안했다. 셀프 디스는 ‘자신(self)’과 ‘무례(disrespect)’를 줄여 만든 신조어다. 새정치연합은 1단계로 이종걸 원내대표와 나머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중심으로 시작한 뒤 100명의 의원들이 참여하는 캠페인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글은 당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통해 게재된다.
손 위원장은 “국민이 뭔가 섭섭해하고 모자라다고 느끼는 게 있는데 이번 기회에 우리가 모두 내려놓는 작업을 하면 좋겠다”며 “당 소속 모두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자신에 대한 반성을 통해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국민의 마음을 얻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강준구 기자
“강한 카리스마 없어서…” “맨날 호남 타령만 해서…” 죄송합니다
입력 2015-07-24 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