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선교장 열화당의 200주년 맞이

입력 2015-07-24 00:20
선교장의 사랑채 열화당. 열화당출판사 제공

강릉 선교장에서 27일 오후 7시 특별한 음악회가 열린다. 이 저택의 사랑채인 열화당 건립 200주년 기념행사이다. 선교장 야외공연장에선 ‘강원아리랑’ ‘새타령’ 등 우리음악과 함께 카르멘의 ‘하바네라’, 라 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가 흘러나오게 된다. 대관령국제음악제의 하나로 기획된 열화당 기념행사는 이 건물 모습만큼 이채롭다.

선교장은 한국 전통가옥의 자부심이다. 낮은 동산이 살포시 감싼 평지에 안채와 사랑채 공간을 나누고 소박한 구조의 건물을 배치했다. 열화당 뒤 자연 그대로인 아름다운 정원은 안채 뒷정원을 지나 연못 위에 세운 활래정까지 이어진다. 긴 행랑채 사이로는 솟을대문이 나타난다. 사랑채로 가는 문이다. 안채는 살림집의 특색이 드러나고, 사랑채엔 민가 건물의 품격이 배어있다. 열화당 앞, 동판을 너와처럼 이은 차양(遮陽)은 이국적이다. 조선말 선교장에 머물렀던 러시아 사람들이 보답으로 지어준 것이다.

선교장 옛 주인은 사람이 모여 사는 공간을 남겼다. ‘기쁘게 이야기하는 집’인 열화당에 오늘날에도 옛 과객처럼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누구나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여기서 배우게 된다. 선교장에서 성장한 이기웅 열화당 대표는 말농사 글농사의 목표를 이 사랑채 이름에서 따왔다. 선교장은 1967년 국가 중요민속문화재 제5호로 지정됐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