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중국의 거대 국영은행에 대해 처음으로 강제 조치에 나섰다. 연준이 다른 외국계 은행에도 비슷한 조치를 취한 적이 있지만 최근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등과 관련해 신경전을 벌였던 미·중이 금융 분야에서 힘겨루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준은 21일(현지시간) 중국건설은행과 이 은행 뉴욕지점에 돈세탁 방지를 위한 미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기 위한 방안을 60일 이내에 제출하도록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4대 국영은행(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은행)을 상대로 연준이 강제 조치를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중국건설은행은 은행 규모 순위에서 중국공상은행에 이어 세계 2위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과 뉴욕 주정부는 이 은행 뉴욕지점에서 돈세탁 방지와 관련한 몇몇 문제점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돈세탁 거래 위험성이 높은 고객 명단을 작성할 것을 요구했다.
또 미국에서 영업하지 않는 외국 은행을 대신해 미국인과 거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행거래 내역을 감시해 달라는 주문도 했다. 중국건설은행은 이런 요구에 응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병호 기자
“돈세탁 의심 고객명단 제출하라”… 美, 중국건설은행에 첫 강제조치
입력 2015-07-23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