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는 22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양병희 목사)을 잇따라 방문해 국정에 대한 한국교회의 협력을 요청했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정체성을 세우는 데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황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한기총 사무실을 찾아가 “이영훈 대표회장 취임 이후 한기총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사회적 약자인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는 데 앞장서 주신다면 국민도 잘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회장은 “한국교회는 대한민국 헌법이 인정하지 않는 동성결혼 문제를 분명하게 반대하고 있다. 총리께서 힘을 실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총리는 “알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 대표회장은 또 “개화기 이후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기독교의 역할이 왜곡돼 있는데, 이 부분도 바로잡아 달라”고 부탁하고 “다문화 가정,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을 섬기는 일에 한국교회가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면담 후 이 대표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황 총리를 위해 기도했다.
황 총리는 20분 후 같은 건물에 있는 한교연 사무실을 찾았다. 황 총리는 “국민적 관심과 성원 없이 대통령이나 총리, 장관만의 힘으로 국정을 수행하긴 어렵다”면서 “앞으로 우리 사회의 통합과 부정부패 척결, 사회·정치 개혁 등 시급한 현안들을 잘 풀어갈 수 있도록 기독교계가 협력해 달라”고 부탁했다.
양병희 대표회장은 “황 총리가 취임 이후 새벽 인력시장, 노숙인 무료급식소, 쪽방촌 등을 방문하는 등 서민 친화적 민생행보를 보여줘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덕담을 건넸다. 한영훈 전 대표회장은 “동성애 문제에서처럼 인권이라는 명목으로 공권력이 무너져선 안 된다”면서 “한국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총리께서 특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황 총리는 “앞으로 잘 하겠다.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양 대표회장은 황 총리에게 성경을 선물했으며, 박위근 전 대표회장이 기도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황 총리 “국정 협력을”… 교계 “동성애 반대를”
입력 2015-07-23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