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감염자가 2년 연속 1000명을 넘었다. 지난해 에이즈 감염자는 10명 중 9명 이상이 남성이었고 대부분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한 것으로 추정됐다.
질병관리본부가 22일 발간한 ‘2014년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이즈 현황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에이즈 감염인은 1191명(내국인 1081명, 외국인 110명)으로 전년(1114명)보다 6.7% 늘었다. 2013년 처음 1000명을 돌파한 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감염인의 92.4%(1100명)가 남성이고, 99.8%는 성접촉에 의한 감염이었다.
연령별로는 20∼40대가 73.7%를 차지했다. 15∼19세 감염인도 41명(내국인 39명, 외국인 2명)이나 됐다. 모두 성접촉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모유수유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13세 감염인도 신고됐다. 1985년 첫 에이즈 환자 발생 후 14세 이하 내국인 감염자는 모두 9명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청소년 감염자가 근래 매년 40∼50명씩 발생하고 있다”면서 “성접촉 연령이 빨라지는 등 사회현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동 지역에서 유행하는 호흡기질환인 ‘수막구균 뇌수막염’ 환자가 최근 크게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발생한 뇌수막염 환자는 8명으로 지난해 연간 환자 수(5명)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달에는 부산에서 3세 남자 아이가 이 질환에 걸려 목숨을 잃었다.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이 수막구균이라는 세균에 감염돼 발생한다. 첫 증상이 나타나고 하루 이내에 사망하는 등 치명률도 높은 편이다. 백신 접종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생후 2개월부터 일반 병·의원에서 접종할 수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작년 에이즈 환자 1191명 2년 연속 1000명 넘어서… 10명 중 9명 이상이 남성
입력 2015-07-23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