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일용직 근로자 수 증가폭이 10년 만에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통 ‘질 높은 일자리’로 평가받는 상용직 근로자 수 증가폭은 6년 만에 가장 적었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도 있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고용 시장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계청은 22일 올해 2분기 취업자 수가 2609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만8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것은 일용직 근로자 수 증가폭이다. 2분기 일용직 근로자 수는 165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8만7000명 늘었다. 2005년 2분기 10만9000명이 늘어난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특히 올 들어 지난 5월 일용직 근로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8.7%나 늘어 상승세를 이끌었다. 일용직 근로자는 1개월 미만 단위로 고용 계약하는 근로자로 건설업과 도소매업, 음식·숙박업에 많이 분포돼 있다.
반면 상용직 근로자 수 증가폭은 둔화되고 있다. 2분기 상용직 근로자 수는 1250만7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3만2000명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분기(31만3000명) 이후 최저치다. 상용직 근로자는 정규직과 고용기간 1년 이상 비정규직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보통 좋은 일자리로 평가받는다.
통계청은 양질의 일자리 증가폭은 둔화되고, 질 낮은 일자리는 크게 늘고 있는 것에 대해 지난해 4월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분석했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지난해 2분기 세월호 사고 이후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이 침체되면서 이들 업종에서 일용직 근로자가 많이 줄었다”면서 “당시 줄어든 일용직 근로자가 올해 들어 세월호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2분기 일용직 근로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11만1000명 감소했다.
그러나 상용직 근로자 수 증가폭 둔화는 세월호 사고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정부의 서비스업 활성화 대책 등이 질 낮은 일자리만 양산하면서 고용 시장이 저임금 구조로 개편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지난해 10월 보고서를 통해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 내수부진 장기화 등으로 청·장년층의 상용직 중심 고용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반면 중·고령자 중심의 임시직 고용이 크게 늘어나 고용구조가 매우 취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줄어드는 ‘상용직’ 갈수록 느는 ‘일용직’… 고용시장, 뿌리가 흔들린다
입력 2015-07-23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