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냉담한 답변에 울음을 터뜨렸던 팔레스타인 난민 소녀 림 사흐윌(14)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난민’이었으며 숱한 장애를 갖고 있지만 이를 이겨내고 공부 잘하는 꿈 많은 소녀로 자라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림을 인터뷰해 그녀의 애절한 사연을 전했다.
NYT에 따르면 림은 2000년 레바논 난민캠프에서 태어났다. 부모가 팔레스타인인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을 피해 레바논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8개월짜리 미숙아로 태어난 림은 아킬레스건이 짧았고 약한 뇌성마비 증세도 있었다. 림은 2006년에는 시리아 난민캠프로 피난을 갔다. 당시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가 전쟁을 벌이면서 난민캠프가 위험해졌기 때문이다. 몇 개월 뒤 레바논으로 돌아왔는데 얼마 되지 않아 림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림은 등을 크게 다쳤다.
용접공인 아버지는 2010년 림의 등을 치료하기 위해 독일에 왔다. 림은 독일에서 치료다운 첫 치료를 받았지만 장애는 여전한 상태다. 그녀는 현재 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공부를 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림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영어와 독일어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림은 반에서 영어와 독일어에서 모두 A를 받은 유일한 학생이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지난 16일 독일 NDR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망명 허가를 받지 못한 림의 사연을 접한 뒤 “수천명의 난민이 전부 독일에 올 수는 없다”고 답변해 림을 울렸다. 며칠 전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림은 “당초 난민 얘기를 할 계획이 없었는데 난민이 소재가 됐다”면서 “메르켈 총리는 솔직하게 얘기한 것이고 난 그런 솔직한 태도도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메르켈이 울린 난민 소녀 알고보니… 장애 딛고 선생님 꿈 키워가는 모범생
입력 2015-07-23 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