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한없이 내려가고 있다. 온스당 1000달러 아래로 추락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은 달러화 자산의 대체재로 달러 가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금리 인상 방침을 거듭 밝히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가격 하락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이번 주 국제 금 가격은 2010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날보다 3.3달러(0.3%) 내린 1103.50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22일에는 장중 1090달러 선으로 주저앉았다. 달러 강세뿐 아니라 최대 금 수요국인 인도와 중국의 금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것도 금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원자재 리서치부문 대표인 제프리 커리는 “금 가격에 있어서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온스당 100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ABN암로은행과 소시에테제네랄도 오는 12월쯤 금값이 1000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어서 물가가 오르면 수요가 늘지만, 금리 인상으로 차입 비용이 늘면 매력이 떨어진다. 대신증권 김영일 연구원은 “금 가격은 최근 1개월간 7.6%나 하락했지만 금에 대한 투자 매력은 달러나 주식보다 여전히 낮다”며 “2013년에 시작된 자산시장 내 금 소외 현상이 1∼2년 더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금에 대한 매력 상실로 세계 최대 금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트러스트의 금 보유량은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런 와중에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주부 외환투자자)처럼 국제 금융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한 중국의 ‘다마(大?·아줌마) 부대’가 금 매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다마 부대는 중국 경제 발전과 소득 증가에 따라 재테크의 큰손으로 떠오른 중년 여성들을 일컫는다. 홍콩 봉황망은 다마 부대가 최근 중국 증시의 급등락으로 큰 손실을 입은 뒤 시세가 급락 중인 금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금값을 바닥으로 판단한 것이다.
천지우 기자
자고나면 떨어지는 ‘金값’… 온스당 1000달러도 위험
입력 2015-07-23 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