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 다양한 기념행사 잇달아… DMZ 통일열차 타고 분단 종식 다짐

입력 2015-07-23 02:59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역에서 열린 대학생과 함께 하는 ‘DMZ 통일열차여행’ 행사에서 허영주 홍보대사 및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영희 기자

“우리 할아버지들이 이 먼 곳까지 와서 목숨 걸고 싸웠는데 아직도 분단된 현실이 안타깝네요. 빨리 남북이 통일된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6·25전쟁 때 한국에 5000명의 군대를 파견했던 에티오피아의 유학생 스게레타(24·여)씨는 22일 백마고지역으로 향하는 ‘비무장지대(DMZ) 통일열차’ 안에서 이같이 말했다. 평소 분단의 현장인 DMZ를 가보고 싶었다는 스게레타씨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에 관한 논문을 쓰기도 했다.

행정자치부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젊은 세대들의 통일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마련한 ‘DMZ 통일열차’에는 정종섭 행자부 장관과 31개 대학의 학생 85명 등 130여명이 참여했다. 홍보대사로 위촉된 걸그룹 ‘더 씨야’ 멤버인 허영주(24)도 동참했다.

정 장관은 통일열차 안에서 가진 토크 콘서트에서 “지금 이 순간에 통일을 실천하고 만들어 나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통일 대한민국의 주역인 대학생들이 통일에 대한 열정으로 분단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열차에는 남북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새터민 대학생 5명과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 유학생 3명도 함께했다. 강원도 휴전선 근처에 살았다는 새터민 심모(25)씨는 “남과 북이 갈라져 있는 게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빨리 평화통일이 돼 내가 살던 곳에 걸어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새터민 박모(20)씨는 “요즘 한국의 대학생들은 취업이 어렵다 보니 그들에게 통일은 먼 얘기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할아버지가 아직 살아있다는 에티오피아 유학생 아디스(24)씨는 “말로만 듣던 비무장지대에 와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할아버지가 지켜낸 한국이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통일열차는 서울역을 출발해 청량리, 의정부, 동두천, 연천을 거쳐 철원 백마고지역에 이르러 멈춰 섰다. 철마는 달리고 싶었지만 철도는 막혀있었다.

참가자들은 6·25전쟁 당시 가장 전투가 치열했던 백마고지 전적지를 찾아 산화한 용사들을 기렸다. 이어 안보 현장인 평화전망대, 노동당사 등을 둘러보며 분단의 엄중한 현실을 체감하고 통일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열차 출발에 앞서 정 장관과 최연혜 코레일 사장, 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은 서울역 귀빈실에서 ‘DMZ 통일열차여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열차행사는 매달 한 차례 열리고 참가 대상도 청소년·소외계층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9월 14∼15일 열리는 제2회 ‘DMZ 통일열차여행’에서는 안보현장 견학과 함께 청년들의 취업캠프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철원=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