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마운드가 튼튼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뜻이다. 그런데 올 시즌 SK 와이번스에게는 이 말이 통하지 않는다. 투수력이 좋지만 신통치 않은 방망이 때문에 중하위권으로 내려가 있다. 하지만 후반기 ‘소년 장사’ 최정(사진)을 앞세워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SK는 22일 현재 6위로 처져 있다. 두터운 전력을 보유해 시즌을 앞두고 최강 삼성 라이온즈의 ‘대항마’로 언급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마운드는 최강이다. 에이스 김광현이 건재한데다 불펜에선 윤길현과 정우람이 대기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이 4.23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이달 중순 밴 와트를 퇴출하고 크리스 세든까지 영입했다. 세든은 2013년 SK에서 14승 6패를 거두며 다승왕에 오른 선수다. 결국 SK의 문제는 방망이다. 팀 타율은 0.268로 7위에 불과하다. 홈런(72개)은 9위, 출루율(0.349)도 7위에 머물러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SK가 하위권으로 추락한 원인을 최정의 부진에서 찾고 있다. 중심타자가 터져주지 않자 연쇄반응으로 팀 타선도 침체됐기 때문이다.
최정은 한국 프로야구 야수 중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다. 지난해 SK와 4년 86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올 시즌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손목, 허리, 종아리, 팔꿈치, 어깨 등에 연이어 부상이 오면서 5월 타율이 0.170(53타수 9안타)에 불과했다. 결국 5월말 1군에서 말소돼 한 달 가까이 2군에서 뛰었다. 고액의 몸값을 받는 대형 계약을 한 직후 성적이 부진한 선수들을 비아냥거릴 때 쓰는 ‘먹튀’라는 말이 따라다녔다.
하지만 이달 들어 달라졌다. 3일부터 21일까지 10경기 타율은 0.364(33타수 12안타)에 달한다. 특히 후반기 첫 경기인 전날 두산 베어스전에선 1회에 2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등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3루수로서의 수비에도 빈틈이 없었다. 이에 SK의 최근 10경기 승률은 0.667(6승 3패 1무)로 10개 구단 중 1위다. SK는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 한화 이글스와 불과 한 게임 차 밖에 나지 않는다. 최정의 방망이만 잘 터진다면 튼튼한 마운드를 앞세워 언제든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최정은 “최근 하체 이동이 잘 돼 공이 잘 보이고 타격감도 잡히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최대한 팀에 보탬이 되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모규엽 기자
SK 후반기 대반격 노린다… 팀 방어율 1위에 최정 방망이 살아나
입력 2015-07-23 02:50